세월을 껴안고 시간을 버티듯 서 있는 홍콩 익청빌딩
내가 익청빌딩으로 가는 길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 빌딩은 1970년도 초부터 이곳에 서 있었다니. 홍콩 인구가 폭증할 때 건립됐다니. 근 50년을 이렇게, 오랜 세월을 껴안고 시간을 버티듯 아주 오래, 나무처럼 서서 있었다.
그 안에 사람이 살고 있으니 오래된 나무처럼 허리가 굽으면 안 된다. 허리를 꼿꼿이 펴고 똑바로 서서 있어야 한다. 오래된 아파트의 새 배수관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임플란트와도 같다. 그러니 오래된 아파트의 건강을 유지하려면 이 가게가 병원이듯 곁을 지키고 있어야 하나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위하여는 깨끗하고 알록달록한 행주, 가지런히 널어서 햇살과 바람의 말을 듣는 옷가지들, 새하얗게 세탁된 속옷과 셔츠는 생활의 필수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오래된 아파트가 심심할 것이니, 젊은 아파트가 다정하게 그리고 생생한 모습으로 이사를 했다. 젊은이가 말을 걸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친구 해주려고 들어왔다. 하늘이 더 푸르다. 생동감이 더욱 넘친다.
오래된 건물 사이를 돌아 나오면 걸어서 1분도 안 걸리는 곳에 대로변이 있었다. 이름도 그럴싸한 킹스 로드다. 부르릉 거리며 현대를 질주하는 2층 버스를 타기 위해 뛰어가는 젊은이도 눈에 띄었다. 맥도*드도 있고 허리를 굽혀 신문 가판대를 가지런히 정리하시는 사장님도 계신다. 오늘따라 하늘이 더 푸르다.
단지 안에는 아가들과 젊은 엄마가 정겹게 노는 놀이터가 있었다. 3분 거리에는 100주년 된 소학교도 있었다.
트랜스포머 4(2014)라는 영화에도 출현했다는 익청빌딩은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도 허리가 굽으면 안 된다. 그래서일까. 아직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푸른 하늘에 닿듯 서 있었다. 익청빌딩은 Tin Hau라는 전철역에서 출구 B로 나와 5분 거리에 있었다.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걸음걸이에서
활력이 넘쳐났다. 어디에나 사람이 사는 곳이니 푸르기는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