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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네 Oct 20. 2023

산들바람 부는 10월의 나들이

- 칼리여사와 네 번째 카페

2023. 10. 19. 목.

오매 단풍 들겠네.


오후 두 시하늘과 태양아래서 노부부의 입맞춤은 정성이 절반이요, 나머진 너그러운 시간이다. 내가 차를 꺼내 칼리여사네 마당에 닿았을 때 할아버지는 화단에 물을 주고 계셨다. 할머니는 내가 생일선물로 드린 그린 블라우스를 빽바지 위로 하늘거리며 차고를 통해 나오셨다. 할아버지 곁으로 가 서로 입을 맞추어 속내에 단풍물을 들이기 시작하셨다. 그 형식적으로 나누는 뽀뽀가 아니었다. 그러기엔 시간이  다. 그러기엔 서로를 향한 두 분의 진심 어린 심정이 아들있었다. 스는 바로 끝나지 않았다. 서로가 오래 물고 있었다. 노부부의 입맞춤이 이렇게 진중할까.


서로를 놓아준 순간에 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제 앞에서 뭐 하 니까? 그러자, 그들은 소녀와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가 헤헤 하하 거리, 난 큭큭 웃었다. 그 와중에 소녀가 어느새 옆자리에 와 앉았다. 나와 그녀가 소년에게 손을 흔들고 10월의 카페, 리버 크루즈로 향했다. 작년에 가 암투병을 하신 후 두 분의 감정선이 더 애틋해졌다. 가끔 내가 그녀와 이야기할 때도, 저만치서 오시는 할아버지 눈망울이 할머니를 담으실 듯 커다랗게 변하는 모습을 며칠 전에도 난 목격했다. 두 분이 이리도 건강한 삶을 회복하여 촉촉한 입맞춤까지 유지하시니, 바라보는 내 안으로도 평화가 스민다.  모습은 그저 이분들의 일상일 터.


오후 두시의 카페는 한가하다.


딸과 내가 자주 찾는 강가에 있다. 오늘은 내가 페이 하는 날이다. 그녀가 강 풍경을 향하여 앉도록 안내해 드리고 난 그녀의 스콘과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나의 얼그레이 티와 레몬치즈 케이크를 시키고 와 앉았다. 여느 건물 지붕만큼 큰 나무와 강물이 서로 바람을 일으키는 이곳은 오후 두 시 봄날답지 않게, 춥지 않을 만큼 선선했다. 그녀는 풍경이 좋다고 하였다. 내가 사 드린 블라우스가 그녀에게 맞춤하여 난 기분이 좋아 찰칵, 그녀 사진을 몇 컷 찍으며 오늘도 웃다가 보니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매번 동일한 걸 주문하는 그녀의 스콘과 나의 케이크가 카페마다 맛이 다른 건, 사람마다 성질머리가 각각 다름과 다.


이번 네 번째 카페나들이에서 우리의 웃음을 날린 주는, 나의 새 이웃 렌이었다. 우리 열두 집 이웃들은 릭할아버지의 주선으로, 지난주 토요일에 렌의 환영회 겸 수영장 옆 바베큐장에서 파티를 했다. 그날 칼리 할머니와 난, 로빈여사가 구워 온 스프링 롤을 맛있게 다. 그럼릭할아버지가 손수 양파 볶고 소시지를 구워서 버터 바른 빵 사이에 넣어, 소시지 시즐을 만들어 주시는 정성을 봐서도, 반쪽씩 나눠먹어야 했다. 그때 새 이웃 그녀가 노랑머리를 거리며 명랑하게 파티장으로 들어왔다. 


잔잔한 꽃이 그려진 오렌지색 원피스는 이나라 옷답게 가슴이 깊게 파였고, 노브라로 들어온 그녀, 가슴속 감추어야 할 이니, 그땐 나도 시선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몰랐다. 개구쟁이 칼리여사는 소년 릭한테 하늘을 보라고, 자신의 양손 손가락을 머리 위로 뻗쳐들어 죄 없는 하늘만 마구 찔러댔다고 하니, 내가 어떻게 우습지 아니할까. 카페에서 깔깔거리는 내 칼리여사 이야기 아직 진행 중이다.


그날 집에 가서 었다는 소년  까지 들려주니, 이번엔 나를 웃다 웃다 , 넘어가게 했다. 소년 할부지, 새 이웃 그녀물건이 작아서 브라가 필요 없을 거라하셨고, 칼리여사 이번엔 꿎은 부지 팔을 손가락으로 , 다니 난 눈물콧물까지 흘리며 깔깔깔 거리다 집으로 돌아왔다. 바깥에 계시던 그 소년이 소녀를 기다린 듯 빙그레 웃으며 홍, 고마워, 하셨다. 우리의 데이트를 마냥 행복해하흰머리 소녀와 귀여운 소년을 뒤로하고 집에 와서,



사진 몇 장을 보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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