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일 차 재영이가 이젠 이유식을 곧잘 받아먹는다. 스푼으로 뜨는 시간을 오선지의 음표 맞추듯 기다릴 줄도 안다. 본능인가.
재영 에미는 닭고기나 소고기를 우유에 재워뒀다가 호박, 당근, 브로콜리 같은 야채와 쌀을 혼합하여, 커터기와 믹서기와 찜기가 동시에 쿡 cook 되는 전자 기기(Made in Korea)에다 한꺼번에 넣고 2,3일에 한 번씩 이유식을 만든다.
치킨 수프, 비프 수프, 야채수프를 이리도 수월하게 뚝딱 만든다. 참 세상 편리하다.
어제는 쌀이 조금 덜 갈려서 쌀 멍울이 있으니 삼키지 못하고 뱉어 내었다. 몇 번 시도해 보았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아쉽지만 먹이던 이유식을 거두었다.
나는 궁리 끝에 미지근하고 묽은 우윳물에다, 마켓에서 사두었던 일회용 마른 쌀죽을 걸쭉하게 타서 스푼으로 떠 먹였다. 70 ml를 끝까지 다 먹었다. 할미도 배가 부르다.
할미가 냠냠 냠냠 꿀꺽, 하면
재영인 장단을 맞추듯
까르르르르륵, 웃는다.
먹다가 쉬다가 웃다가 장난하다가
쪼물딱 쪼물딱 이유식 통을 갖고 노는 걸 지켜보다 보니 어느새,
목련꽃송이 같은 새하얀 손이랑 입이랑 코랑, 또 옷이랑 탁자가 이유식으로 분칠이 되었다.
재영이가 재밌어하니 할미도 웃음만 나온다.
웃음보가 그치질 않는다. 해피 해피 모드다.
서울에 사는 재영이 할머니한테 사진과 동영상을 보냈더니, "아이고, 재영이 이유식 묻힌 입이 더 귀엽고 이뻐요." 하신다.
..
자식 입에
밥 들어간
고
이쁜 흔적,
부모에게
큰 기쁨이니.
재영아,
잘 먹고 잘 놀고
무럭무럭
잘 자라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