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야, 어엿한 사람이 되어가네
8개월 2주 차 재영인 요즘
날로 발전한다.
기어 다니는 건 이제 식은 죽 먹기고, 지 앞에 보이는 것 뭐든지 가리지않고 원숭이처럼 착 매달려서 금순이처럼 굳세게 일어선다. 창틀이나 아기 펜스를 꼭 잡고 서서 꽃게처럼 옆으로, 옆으로만 빛의 속도로 걷는다. 한나절만 안 봐도 쑥쑥 죽순처럼 자라 있다.
"다다다 어어어" 까진 하는데,
"엄마"라는 소리는 아직 입술 바깥으로까진 새지 않는다. 아마도 8개 난 치아가 돋느라 잇몸이 근질거리고 아파서, 지 '엄마'를 고 보드라운 잇몸과 잇몸 사이에서 의지하듯 꼬옥 물고 놔주지 않는 듯하다. ^^
그런 재영이, 쇼핑센터
'플레이 그라운드'에 단골고객 되었다.
이 사진을 재영이 이모, 나의 둘째 딸에게 카톡으로 보내 주었다. 바로 "카톡"하고, 답이 올라온다.
"나의 조카, 어엿한 사람 되어가네."
할미도 질세라 다시 날렵한 "카톡" 빛을 쏜다.
"재영이가 여기서 히어로야.
8개월 아기 치고 치타만큼 발육 빠르다고.
보는 사람마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놀라며 하는 말, 스트롱 보이. 빅 보이. 굳 보이. 어매이징 보이. 웰던 보이...^^. 재영이가 '보이'라서 다행이야. ㅎㅎ"
외할미는 회상한다.
겨자씨만 하던 생명이
내 딸인, 지 에미 뱃속에 심어지면서,
점점 사람이 되어가던 태초의 때를.
알록달록 구슬을 또로롱 또로롱 밀고 노는 재영이를 바라보면서, 노랗게 웃는 보름달 닮은 기억 하나, 송송 송편처럼 떠올린다.
재영에미,
행복(태명)이에게 태교 한답시고,
재영이가 지금 열심히 매만지고 있는
저 동그란 구슬과 비슷하게 생긴 주판알 열심히! 튕기면서, 행복이를 암탉의 알처럼 꼭 품었다는.
그뿐인가.
고 3 때 풀던 《수학정석 2》 속의 미적분까지
열심히! 코를 책에다 박은 채 풀고 풀었다는 전설도 남겼다는. (배를 불룩하게 해 가지고.)
남들은 '꿈에도 가까이하기엔 미치도록 싫을'
그 미적분까지 낑낑, 씽씽, 또로롱, 꺄르륵 거려 가며 용감무쌍하게 풀어냈다니.
'어미'라는 단 두 음절의 단어,
강력했다.
'그 웅숭깊은 태교의 영향일까?'
이 낯선 나라의 '플레이 그라운드'를
씽씽 소리 소문 없이 가로지르고,
낑낑 아낌없이 계단 올라가고,
또로롱 셈 하듯 주판알 굴리고,
어버어버 거리낌 없이 파고들어앉아 옹알이하고,
꺄르르륵 꺄르륵 웃기까지 잘도 하며,
술술 아기들 사이를 미끄러지듯 빛처럼 빠져나가는
만사에 적극적인 외할미의 외손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어엿한 사람이 되어가는구나.
♡ 재영아! ♡
우리 될성부른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