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벗들에게

다시 한 잔 기울일 그날을 기다리며 ~~

by 홍승표 승우담

세월이 흐를수록 사람을 만나는 일은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고,

약속을 맞추는 일조차 하나의 큰 과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예전엔 툭 던진 전화 한 통이면 모여들던 우리였는데,

이제는 서로의 삶이 무게를 가져버려 술 한잔 기울이는 시간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네요.


문득, 학생 시절의 골목길이 떠오릅니다.

겨울 저녁, 찬바람을 맞으며도

등굣길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좁은 술집 작은 테이블에서

우리는 왜 그렇게 자주 웃었을까요.

고민은 많았지만, 그 시절의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울타리이자 따뜻한 난로였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사람 사이의 거리란 마음이 아니라 일정표가 만드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보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한데,

서로의 삶이 바빠

그 마음을 전할 방법만 서툴러졌을 뿐입니다.


그래도 벗들아,

나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딘가에서 각자 분투하며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여전히,

내가 너희를 떠올릴 때마다

한겨울 햇살처럼 은은한 따스함이 마음을 채운다는 것을.


언젠가 우리,

부담 없이 다시 만나

예전처럼 허물없이 웃는 날이 오겠지요.

그 약속을 손에 꼭 쥔 채

나는 오늘도 너희를 그리워합니다.


멀리 있어도,

자주 보지 못해도,

마음속에 가까이 있는 나의 벗들에게—

이 글을 조용히 보냅니다.

잘 지내고 있지?

언제든,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