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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림 Jul 24. 2022

청소년 인성을 위한 효(孝) 교육

- 한상림 칼럼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으로 ‘남아선호 사상’과 함께 여성이나 어린이를 낮게 보는 모순된 ‘효(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가정과 학교 교육에서 효를 중심으로 기본 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급변하는 사회발달로 대가족이 핵가족화되면서 전통적인 효가 사라지고 현대적인 효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또한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로 태어난 부모들인 우리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국가 정책에 따라 아들딸 구별 안 하고 둘씩 낳아 길렀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자라 결혼을 하는 요즘은 생각지 않은 저출산 문제로 심각한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인구정책의 실패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이어 온 효 사상에도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게 되면서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에서 인성교육의 문제점이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가정과 학교의 인성교육의 문제점


경로효친사상을 중요시하고 부모와 어른들에게 겸손한 자세로 예를 가르치던 시대와는 달리 요즘 부모 세대는 자기 부모보다 자식을 우선으로 위하고 가르치면서 효에 대한 가르침이 무시되고 있다.

예전에는 가정에서의 밥상머리 교육으로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효 사상을 배우며 온화한 인성교육으로 자란 아이들이 예의 바른 아이들로 성인이 되었다.


예를 들면, 밥상에 앉아 어른이 수저를 먼저 들기 전까지 아이들은 기다렸다가 들어야 했다. 또한 밥솥에서 밥을 풀 때도 우선 집안의 어른인 부모나 남편의 밥을 푼 다음에 자녀들의 밥을 퍼서 마음속에서 항상 부모나 가장(家長)을 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어머니가 항상 아버지 먼저라는 행동을 보고 자라서인지 아직도 나는 그렇게 남편 밥을 먼저 푸고 무엇이든 남편 먼저 생각하고 다음에 아이들을 챙기곤 한다.


물론 전통적인 효의 사상인 수직적인 효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현대적인 효는 수평적인 효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공경하는 서로 나누는 효로 변화하였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예의는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핵가족화되면서 젊은이들은 아이를 하나 혹은 하나도 낳지 않으려고 한다. 핵가족 때문만은 아닌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발생하면서 당장 벌어먹고살기 급급한데 자식을 낳는다는 것이 절대 부담이기 때문이거나 혹은 본인들만 잘 먹고 잘살고 즐기다가 한 세상 가는 것이 목표일 수도 있다.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들을 원망할 수도 없다. 이 사회가 낳은 부작용이기 때문이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저출산 문제로 인하여 아이를 하나나 잘해야 둘 정도 기르다 보니, 가정에서의 중심은 맹목적인 ‘자식’이다. 떼를 쓰고 억지를 부려도 다 받아주면서 아이의 뜻을 들어주다 보니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가 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보여도 무조건 내 자식이 잘못도 덮어주려는 그릇된 교육을 부모가 하고 있다.


요즘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린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내가 먼저 인사를 하면서 말을 걸어 본다. 처음에는 새침데기로 엄마 뒤에 숨던 아이가 여러 번 만날 때마다 먼저 내가 인사를 건네니까 이제는 아이가 먼저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진다.


최근 들어 필자에게도 가장 고민거리가 바로 성인이 된 자식들과의 갈등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는 아들 하나와 대학을 막 졸업한 딸아이 하나가 있다. 아들은 직장에 출근하면서 항상 인사를 하고 나간다. 그러나 딸아이는 방 안에 있는 줄 알고 찾아보면 언제 나간 건지 알 수가 없다. 언제 나가는지 언제 들어오는 건지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 한 번은 잔소리로 나무랐더니 오히려 간섭한다고 말대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몹시 화가 나고 한동안 우울했다. 그 이후 생각해 낸 방안이 바로 대문에 크게 글자를 써서 붙이는 것이다. “출필고 반필면(出必告反必面)”이라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거나 들어올 때 읽어 보도록 한 것이다.


학교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던 말을 듣고 자란 우리와는 달리, 요즘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심지어 중학교 사춘기 아이들은 물불 가리지 않을 만큼 폭풍 성장하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비행 청소년들을 다루는 교사의 역할은 쉽지 않다. 그 문제의 중심에도 역시 아이가 우선이다. 분명히 아이가 잘못하여 비행을 저질러서 교사로서 아이에 대한 처벌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데도 부모가 나타나 자기 아이를 엄호하고 교사를 위협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니 학교 교육이 올바로 서겠는가?


현직 교사인 남동생의 경우 학교 생활부장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도중에 조폭 아이를 둔 아버지가 나타나 자기 아이를 처벌하였다는 이유로 한동안 협박을 당하고 힘들어하면서 명예퇴직을 생각할 정도로 힘들어하였었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나 마찬가지다. 부모의 모습을 배우면서 올바른 인성의 성인이 되어 사회에서도 원만한 생활을 하게 된다.


MZ세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컴퓨터를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사고가 형성되기 때문에 어른들이 효 인성에 대하여 신경 써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비교적 기계와 대화하고 기계 안에서 정보를 얻고 사고력을 기르다 보니, 감정이 메마르고 매우 이기적이며 타협하지 않으려는 에고이스트로 인성이 형성되기 쉽다.



효(孝) 교육을 통한 어린이 청소년의 바른 인성 함양 방안


우선 기존의 가정적 효에서 사회적 효로, 부모공경에서 부모, 어른, 스승, 이웃 및 나라사랑, 자연사랑의 효로 전환하도록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올바른 인성교육 방향을 잡아야 한다. 따라서 효&인성교육이 추구해야 할 효는 사라진 효를 회복하고, 달라진 효와 추구해야 할 효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리 미래의 희망이며, 초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을 짊어지고 가야 할 꿈나무이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한 세대를 이끌어가고 다음 세대에도 효에 대한 사상을 잘 물려줄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함양 방안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효(孝)-HYO(Harmony of Young & Old)는 젊은이와 노인과의 자유로운 조화를 말한다. 효의 기본은 가정에서 이뤄지고, 가정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사회로 이어지는 통합적인 차원에서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전 생애적으로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변화해 왔다. 따라서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교육자는 인성함양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피교육자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역량강화에 중점을 두어 자생적 역량을 충전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부모, 스승, 지도자는 리더가 되어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아이들이 올바로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팔로어 역할을 함양하는 시스템적 노력이 필요하다.


평생교육 전문가인 박복선 교수는 “모든 선은 효에서 시작된다.”라고 하였다. 효 실천을 위해 먼저 자신부터 변해야 하고, 변화를 위한 평생학습을 위해 체인지하는 방법을 말하였다. 즉, 체. 인. 지 하는 방법으로 1)체(體)-경험과 체험을 통한 변화 2)인(人)-만남을 통한 변화, 3)지(知)-독서와 학습을 통한 변화를 말한다. 이렇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몸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따라서 평생학습으로 효&인성교육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야 할 덕목이며 이 사회를 비추어 갈 수 있는 희망의 등불이여,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을 위해 교과목 중의 하나로 정해져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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