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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림 Nov 20. 2022

대나무 파도

- 자작시

대나무 파도


   한상림


바람 부는 날

푸른 잎새들 물살에 대나무 숲도 출렁인다


바람에 몸서리치는 댓잎들의 검푸른 춤사위에

바닷바람 밀려오면 서로 몸 낮추어 밀물이 되고

바닷바람 쓸려가면 다시 몸 일으켜 썰물이 된다


잎새들의 속살거림, 대나무 숲은 파도 소리와 갈매기 울음을 재생한다


칸 칸 마다 부드럽게 휘어지는 활공도

단단한 뿌리의 힘으로 무른 죽순 촉 밝혀 놓고

바람의 소리를 몸통에 가둔다


바람 부는 날

바닷가 대나무 숲에서 혼자 가만히 몸 세워 보면

나도 덩달아 온몸이 휘청거리며

거친 파도가 된다


지난  9월에 강릉 일대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그때 오죽헌 문성사 뒷 뜨락  대나무 밭에서  바람이 세게 불자 갑자기 댓잎들이 일제히 파도 소리를 냈다. 신기하여 동안 바라보며 시상을 잡아서 썼던 시이다.

문성사 끝에 매달린 풍경이 파도소리인 줄 알고 허공에서 탁탁 육탁 소리를 냈다.

동영상을 촬영해서 카페에 올렸는데 다시 다운로드하여 이곳으로 옮겨 보려고 하였으나 다운로드가 안되어서 너무도 아쉽기만 하다.


대신 대나무 숲 사진 한 컷을 올려 본다.


시의  제목을 <대나무 파도>라고 쓴 것은

나무+파도=대나무 파도라는 복합명사를 만든 것이다.


대나무 숲에 바람이 일자 댓잎들이 일제히 파도를 일으키던 인상 깊었던 장면을 동영상으로 잡아 보았다. 그리고  이 시를 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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