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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림 Jul 02. 2023

고생까지도 자기만의 무늬로 만들어라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강화도에 화문석이 유명하잖아.

꽃 화자에 무늬 문자 써 화문석花紋席이거든.

그런데 나는 무늬가 있는 것보다 없는 게 더 좋아서 그걸 달라고 했지.

그런데 그 무문석이 더 비싸다는 거야. 그래서 따졌네.

"이보시오. 어째서 손도 덜 가고 단순한 이 무문석이 더 비쌉니까?"

'모르는 소리 마세요. 화문석은 무늬를 넣으니 짜는 재미가 있지요. 무문석은 민짜라 짜는 사람이 지루해서 훨씬 힘듭니다.'

그 소리를 듣고 내가 무릎을 쳤어.

화문석은 짜는 과정에서 무늬 넣을 기대감이 생기고 자기가 신이 나서 짜.

반대로 무문석은 오로지 완성을 위한 지루한 노동이야. 변화가 없으니 더 힘든 거지.

인생도 그렇다네.

세상을 생존하기 위해서 살면 고역이야, 의식주만을 위해서 노동하고 산다면 평생이 고된 인생이지만, 고생까지도 자기만의 무늬를 만든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해내면, 가난해도 행복한 거라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178페이지>


매월 1회 <북토크 독서토론회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책으로 진행합니다.

읽고 또 읽어 보아도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 이어령 교수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깨달음을 주어서 필사를 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의 고통마저도 승화된 철학의 말씀으로 남겨주시고 떠나신 이어령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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