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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림 Jul 06. 2023

마음을 비워야 영혼이 들어간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마음을 비우는 것이 왜 그토록 증요한지 알겠습니다. "

"그렇지. 그건 실제로 유리컵 안의 공간이 문제라네."

"빈 공간이 많을수록 영적인 공간이 커지는 거겠지요?"

" 만원버스를 생각해보게. 사람이 꽉 차서 빈 데가 하나도 없는 게 바로 영혼 없는 육체라네.

유명한 일화가 있어. 스님을 찾아온 사람이 입으로는 '한수 배우고 싶다'고 하고는 한참을 제 얘기만 쏟아냈지. 듣고 있던 스님이 찻주전자를 들어 잔에 들이붓는 거야.
화들짝 놀라 스님, 차가 넘칩니다' 했더니 스님이 그랬어.
 '맞네. 자네가 비우지 못하니 찻물이 넘치지.

나보고 인생을 가르쳐달라고? 비워야 가르쳐주지. 네가 차 있어서 말이 들어가질 못해.' 마음을 비워야 영혼이 들어갈 수 있다네."

"아! 마인드로만 채우고 살았는지 영혼으로 채우고 살았는지 어떻게 압니까?"

"깨지고 나면 알겠지.
미안한 얘기네만, 대체로 정치가들의 바디에는 마인드만 꽉 차 있어. 깨지면 남는 게 없어. 빵, 돈 이런 것들만 남겠지. 시인, 화가, 종교인…………
비어 있는 영혼의 세계를 이야기한 사람들은 영원히 가. 우주와도 통하니까."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2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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