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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가득했던 하늘 위엔, 어느새 차가운 달이 차올랐습니다.
소음과 소음이 질서없이 부대끼던 대낮의 공기는
낮게 드리운 땅거미, 그리고 풀벌레 울음으로 제법 차분해졌지만,
아직 내가 서있는 이곳의 어둠은 미처 다 자라지 못했습니다.
해가 사라진 어둠은 지상의 광해로 아직 온전치 못한 모습입니다.
쏟아지는 별을 보기 좋은, 아주 맑고 높은 가을 밤하늘입니다.
어지러운 광해가 모두 죽어, 칠흑같은 어둠이 내리면
지금 서있는 이곳에서도 온전한 월광과 셀 수 없이 많은 별의 반짝임을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번잡합니다.
일상의 답답함,
관계의 고단함,
사랑의 어지럼으로
시간이 조금 더 지나,
마음 속을 어지럽히는 광해들이 모두 잠잠해져
내 마음에도 칠흑같은 어둠이 내려앉기를..
이만 제 마음속 광해를 잠재우고자 잠을 청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