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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스킹혜성 Sep 05. 2022

내가 좋아하는 '다정함'에 대하여

드라마 <런 온(RUN ON)>의 메세지

드라마 <런 온> 16화 중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섬세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 상냥한 사람들을 바보 취급 안 했으면 좋겠어.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다가 남자 주인공이 런 온에 나왔던 것을 기억하고 넷플에서 2차 정주행을 하게 되었다. 런 온을 처음 볼 때는 주인공 커플을 중점으로 봤다면 두 번째 볼 때는 서브 커플과 주변인들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되었다. 분명히 본방을 봤고 가벼운 청춘 드라마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명대사가 정말 많았다. 그중에서도 두 번째 보면서 내 마음에 가장 꽂힌 문장이 마지막 화에 나오더라.


 나는 쿨하기보다는 웜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렇다고 열정이 넘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쿨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진지해지고 촌스럽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런데 왜 내가 쿨하지 못한 지 다정한 것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우영우의 남자 주인공도 현실감 없을 정도로 다정하지 않은가. 이제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다정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래서 나도 누구에게나 냉정하기보다 따뜻하게 대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이어질 줄은 몰랐는데, 지난 3월에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의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고 필사해 둔 것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마음이론 능력이 있어서 지구에서 가장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과 협력하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이 능력은 또한 우리 존재의 정수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추론 할 능력이 없다면 사랑도 그림책에서 오려낸 그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느끼는 마법이 없다면 사랑이 다 무엇이겠는가? 마음이론은 두 사람이 무언가를 보고 동시에 서로를 마주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환희의 순간이요, 상대방의 말을 내가 끝맺어줄 때 느끼는 편안함, 아무 말 없이 손을 맞잡고 있는 순간의 평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행복하다고 느낄 때 행복은 더 달콤한 것이 된다.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중에서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이나 일을 대할 때도 다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어떤 일화가 떠오른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수고로운 일을 하는 것을 처 했을 때 그것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저 조금 더 다정하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다정함과 친절함이 돌고 도는 사회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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