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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스킹혜성 Nov 11. 2022

영유아 검진에서 미디어 중독 소견을 받은 후 1년

만 35개월 내 딸은 책을 참 좋아한다. 


지금은 웃으면서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사실은 두 돌 즈음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미디어 중독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었다. 언어능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린 나이에 영상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을 병원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동안 조부모님께 육아를 부탁하면서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돌봐달라고 영상을(특히 유튜브) 노출했던 걸 뼈저리게 후회했다. 


영유아 검진을 받던 그날까지 아이가 원하는 대로 보여주다가 이대로는 큰일 나겠다 싶어서 독하게 맘먹고 바로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다. 

아이가 가장 힘들어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도 맘이 아팠다. 

그 당시 아이는 먹는 것도 거부하면서 반항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일주일 내에 점차 안정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말도 예쁘게 잘하고, 책도 정말 좋아해서 한시름 놓았다. 

지금은 영상은 아주 안 보여 줄 수는 없어서 하루 30~40분 내로만 보여주고 있다. 

현재 유튜브는 절대 금물이고, LGU+에서 제공하는 [아이들 나라]에서 '책 읽어주는 티비'와 '또보영(영어)'만  3편~5편 정도 보여준다. 


아이들나라의 영상이 유튜브와 다른 점은

첫째, 어린이가 볼 수 있는 검증된 영상이라는 점이다. 특히 책 읽어주는 티비에서 동화를 읽어주는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너무 좋다. 재주 없는 내가 읽어주는 것보다 훨씬 실감 나고 재미있다.

둘째, 책 읽어주는 티비, 또보는 노부영 모두 책과 연계되어있다. 같은 내용을 티비로도 보고 책으로도 읽으니 반복학습이 가능하다.

셋째, [아이들나라]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횟수나 시간제한을 설정해서 엄마가 리모컨 조작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종료가 가능하다. 정해진 시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꺼지고 오늘은 그만 보자고 안내멘트가 나온다. 그때 다가가서 자연스럽게 다른 놀이나 책으로 유도하면 큰 실랑이 없이 티비 시청을 종료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쓰고 보니 [아이들나라] 예찬 같은데, 육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가 유튜브 영상을 볼 때 무서웠던 점은 어린 나이임에도 자기가 원하지 않는 영상이 나오면 내 손을 잡고 다음 영상으로 넘기라는 제스처를 하는 것이었다.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떼쓰면서 울었다. 


영유아 검진 때 미디어 중독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았으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디지털 원주민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미디어를 아예 안보고 자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명한 엄마들은 나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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