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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rin Apr 04. 2017

<호주/시드니편> 어학원 이야기

워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어학원

요즘 워홀을 검색하면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처럼 딸려있는 어학원 홍보.

7여년전에는 이러한 어학원 홍보들도 찾기 쉽지 않아 발품을 팔아서 찾아다녀야 했었다.


지금이야 워낙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 환율도 싸 어학원을 끼고 가는데 무리가 없는 편이나, 그 당시만해도 호주 환율의 황금기로 인해 어학원 선택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호주 유학에 대해 잘 아는 유학원들도 많이 없었기에(아마 본거지가 부산이라 더욱 그랬을지도.)어느 유학원을 가든 3개 내외의 어학원을 추천해 줬었다.


교환학생을 준비했던터라 토플 준비를 한창 하던 나는 영어에 나름 자신도 있었지만 왠지 어학원에 가야 낯선 나라에서 친구들도 사귀고 취약한 스피킹실력도 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일단 한달을 들어 보기로 결정하고 그당시 약 백만원정도를 들여 주5일 코스 General english반을 등록했다.

아마 가격대는 어느 코스를 선택하느냐, 주 몇일을 듣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테지만 아마 저 코스가 제일 저렴했던걸로 기억한다.



어학원 첫날.

간단한 문법 시험을 치고 1:1 스피킹 시험을 쳤는데 운좋게도 상위반을 배정받게 되었다.


반은 손짓발짓을 다 동원해 최대한 상위권 반에 들어가는게 좋은데, 낮은반에 갈수록 영어를 잘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 서로 잘못된 영어를 쓰면서 잘못된 영어를 배우기에 딱 좋기때문이다.



상위권반에는 대부분 유럽권에서 오거나 호주에 산지 꽤 되어 이미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어학원에 머무르는 경우는 학생비자로 인해 억지로 수강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 그런지 상급반에서는 프리토킹 시간이 많다. 처음에는 질문조차 알아듣기 쉽지 않아 내차례가 오면 가슴이 콩닥콩닥, 선생님의 눈을 피하기 바빴지만 나중에는 그냥 나몰라라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는채 영어를 내뱉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정말 아무말대잔치를 하는 유럽친구들을 보면서 얼마나 용기를 얻었는지 모른다.)



수업은 생각보다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는데 어학원 묘미는 역시 땡땡이!


중간 점심시간에 점심을 먹다가 날씨가 좋아 그대로 바다로 향했던 날들...

얼마나 짜릿했는지 모른다.


내 시드니 생활의 절반을 차지했던 어학원 출신 친구들


누구나 목표가 다르기에 어떤게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영어는 스피킹이 늘었으면 좋겠다라는 정도였고 그보다 일하며 여행하는 워홀 그 자체의 매력을 느끼러 갔었기에 어학원은 친구들을 사귀며 초기 정착하는데 도움을 받는 정도가 좋았다.


반 친구들과 저렴한 스테이크로 유명한 시드니 맛집에서

시드니는 방값이 비싸 대부분 쉐어하우스에 지내는데, 한방에 4명-6명은 기본. 한 집에 10명 넘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다들 일하느라 바쁘기때문에 어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은 대부분 어학원 친구들과 시간을 맞춰 놀러다니는게 일반적이다.


어학원에서 갔던 Field trip. 봄소풍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시드니 근교 Port stephens에서. 수십번을 찍었지만 그나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중부양중인 사진. 이후로는 다들 체력이 떨어져 더는 찍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단체로 이동하다보니 평소 가고 싶었지만 멀어서 가보지 못했던 곳을 가는 것도 어학원을 다니면 더 싸고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학원에서 배운것보다는 

어학원에서 만난 친구들과 혹은 룸메이트와 놀러다니면서 영어가 일취월장했던 것 같다. 더 열심히 놀기 위해서 대화를 해야만 했고, 그래서 더 즐거웠던 하루하루.


칠년동안의 워홀생활 중에서 유일했던 한달간의 어학원 수강.

그 이후로는 딱히 영어에 어려움도 없었고, 먹고 사는데 바빴기에 등록할 겨를이 없었지만(라고 쓰고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십대 친구들을 만나는게 두려웠다고 속으로 말해본다)


처음 워홀을 가는 경우라면 한달정도는 어학원을 다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어 실력을 늘이기위함보다는 적적한 외국생활에 친구들을 쉽게 사귈 수 있는 곳쯤으로.

고급진 생활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쯤으로.
먼저 정착한 친구들에게 어디가 일자리 찾기 명당인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쯤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말이다.



하지만 영어를 아예 못한다면 절대 비추. 영어의 기초는 한국에서 어느정도 다지고 오는게 최고다. 한국만큼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영어를 끌어올리는 곳도 없다.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영어기초는 역시 한국이다.


집에 돈이 많다!

나는 원어민이 하는 수업을 눈치껏 알아들을 수 있다!

초급반에서 한국어가 혹은 일본어,중국어가 더 늘어가는 내 자신을 바라보며 자괴감이 들어도 좋다!


그럼 말리지 않는다.




재밌으라고 첨부하는 어학원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영상.

유튜브라 그런지 바로 보기 첨부가 안된다....

https://youtu.be/Uwn9uzq9y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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