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후배녀석과 기분좋게 한잔 거하게 걸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알딸딸한 술기운에 비릿한 기분좋음이 섞여 묘한 그 감정에 취해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뚝. 뚝.
눈물이 터졌다.
무슨 노래였는지도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게 내 감정을 폭발시켜버린 발라드였는지, 아니면 쾌활한 댄스음악이었는지조차도 모르겠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
차창밖에서는 경적소리가 나즈막히 내 음악과 어울어지는 그 시각.
나는 숨죽여 눈물을 흘렸다, 하염없이.
뭐가 그리도 서글펐던지.
한참을 쏟아냈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 불쑥 찾아오는
뜨거운 눈물은
이번 한 해 나를 내내 괴롭힐 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