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복도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
멈추어 있는 12라는 빨간 숫자를 보면
학창시절 승장강에 멈추어 있는
버스 뒷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모퉁이와 12사이의
여덟 발걸음의 거리, 2초의 시간
모퉁이와 버스사이의
스무 발걸음의 거리, 4초의 시간
붙잡을 수 있을까 . . .
아무도 장담 못하는
떠남이 안타까운 거리이자
남겨짐이 초조한 시간이다
누군가 붙들고 있었으면 . . .
오늘도 모퉁이를 돌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이 먼저 나아간다
.
.
"저기요, 같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