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기
너 때문에 죽을 것 같았어 이 웬수야,
그리고, 시간이 지구를 반 바퀴쯤 돈
지금도 그래. . .
그런데, 너도 그랬어?
나 때문에 죽을 것 같았다고?
너를 웬수라고 부른 나 때문에?
그렇다면, 우리 웬수끼리
오늘 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서
평생 지를 큰 목소리로
밤새 목터지게 불러보자
이 웬수야~
이 웬수야~~
이 웬수야~~~
후에, 새벽을 닦아 오는 빛이
우리를 쫒아내기 전에
고막터진 귓가에 대고
부어 오른 목을 부여잡고서
쉰 목소리로 마지막으로 말해보자
'에라 이 웬수야~
어디 갔다 이제 왔니
이젠 제대로 한 번 살아보자,
평생 웬수로~'
'이 웬수야, 오늘 밤 그 다리로 나올거지?'
' 기다릴께 꿈 속에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