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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오르 Sep 30. 2015

그 다리로 나올거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기


 너 때문에 죽을 것 같았어 이 웬수야,
 그리고, 시간이 지구를 반 바퀴쯤 돈
 지금도 그래. . .
 
 그런데, 너도 그랬어?
 나 때문에 죽을 것 같았다고?
 너를 웬수라고 부른 나 때문에?
 
 그렇다면, 우리 웬수끼리
 오늘 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서
 평생 지를 큰 목소리로
 밤새 목터지게 불러보자
 
 이 웬수야~
 이 웬수야~~
 이 웬수야~~~
 
 후에, 새벽을 닦아 오는 빛이
 우리를 쫒아내기 전에
 
 고막터진 귓가에 대고
 부어 오른 목을 부여잡고서
 쉰 목소리로 마지막으로 말해보자
 
 '에라 이 웬수야~
 어디 갔다 이제 왔니
 이젠 제대로 한 번 살아보자,
 평생 웬수로~'
 
 '이 웬수야, 오늘 밤 그 다리로 나올거지?'


' 기다릴께 꿈 속에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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