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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구일 Mar 26. 2021

영수증 2화

유튜브 버킷리스트

첫 시작임에도 이렇게 부끄러운 주제를 고른 글쓴아 참 대견해 잘했어. 이런. 


 이 메모는 내가 유튜브에 한창 관심을 가지던 시기에 작성했었다. 실제로 나는 누구나가 열광하던, 우리나라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꿈꾸어봤을 유튜버가 되고 싶었다. 아직 그 꿈은 유효하며 이 메모를 작성하고 하나 하나 만들어가며 나름의 노하우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래뵈도 '인천 1인 로컬 크리에이터' 과정을 수료한 나라구.


아래는 메모 원문이다. 정말 가감없이 복사 해왔으니 문제 소요가 생길만한 문구가 있다면 수정하겠다.



유튜브 버킷리스트


[골프 독학]

1. 첫 번 째 영상 일단 시작해!

2. 두 번 째 영상 흙수저 골프 배우기(가격대랑 그런 것 설명, 일단 시작해 보강)

3. 공 맞추기

4. 냅다 치기

5. 내가 골프를 시작한 이유

6. 닫혀라 참깨...! 제발!

7. 슬라이스 장인 - 이건 슬라이스가 아니라...

8. 사방팔방 휘어지는 공

9. 일관된 자세 얻기

10. 초심으로

11. 던질까 말까

12. 내가 골프독학이라는 컨텐츠 시작한 이유

13. 임팩트 다이얼! feat 삼박자

- 손, 허리, 체중 / 토크, 회전력, 스피드

14. 스크린골프

15. 머리 올렸습니다.

16. 간만에 연습장

17. 마음을 담아 한 샷 한 샷 - 연속 정타치기

18. 장비를 맞춰보자!

19. 골프, 참 쉽죠? 고수의 길!

20. 00부작, 골프 독학 마지막회

- 이정도면... 독학은 끝! 저와 함께 하느라 독창적인 자세가 탄생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원심력, 일관된 자세 - 소총 사격술에 빗대어.. 골프채는 사실 고가 장비! 공산품, 정밀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기구요. 내 몸과 컨디션이 문제!


[영어 독학]

21. 버버리

22. 디올 블루밍 부케

23. 라임바질 앤 만드린

24. 돌체 가바나 더 원

25. 몽블랑 스타워커

26. 딥디크 오로즈


27. 타임머신론

28. 관성론

29. 삶의 본질

30. 본질적 자세, 정말 중요한 것(뭣이 중헌디), 일의 핵심

31. 시기, 질투

32. 성공 적금

33. 성격/인격체, 알고리즘 누적

34. 돈을 돈으로 볼 줄 아는 법

35. 잠 컨트롤

36. 살 빼는 룰

37.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38. 부지 : 두려움 [뇌안의 악마 시리즈]

39. 효율

40. 왜곡

41. 자기합리화

42. 틀(프레임) : 원래, 고정관념, 문화

43. 충동, 무의식


44. 인간을 인간답게(자제력)

45. 유엔 반기문 총장 연설문

46. 유엔 BTS 연설문

47. 동양평화론

48. 독립선언문

49. 한미 상호 방위 조약

50. 가장 유명한 연설문

51. 프란시스 베이컨

52. 황정민 소감문


마초푸드

V-log

조향 50여종

먹방

리뷰

드라이브

철학/상담

타로카드(20년 월별 운세 12편과 통찰/직관, 고민 중인 모든이들에게 - 연애/사업/금전/건강/죽음/출산/육아/미래/시험이나 성취)

게임

합방(섹보, 흰둉이)

여행

소설가

2년 후 사업 관련

기부

강연

노래

드루이드의 길


유튜버의 길

제조업/실물경제/기술력/장인/서비스업/

- 무자본으로, 취미와 경험삼아 해볼만 한 것이지 전업은 엔터테인먼트가 꿈이지 않는 이상 지양 또는 심도있게 고려 필요

- 실물 경제인구가 이탈하게 되면 자연스레 물가 상승, 유튜버로 생계가 힘들어지고 결국 돈을 쓸어 모으는 쪽은 자본과 제조업, 식품업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

- VR, AR 가상/증강 현실과의 연계 기대

- 인간의 본성을 탐구, 해소하는 수단이지 전부가 되면 안된다. 그러나, 전부인 이들이 많다. 유튜브에 중독된 이들, 끊임없이 정보가 들어오고 소통으로 간접경험하니 자신이 점점 나아진다? 발전한다는 착각.


욕심도 많다. 잘한 점을 꼽으라면 나름대로 다양한 컨텐츠를 구상하고 기획했다는 점, 그리고 실생활과 연계해 부담없이 찍을 수 있는 영상들이었다는 점. 물론 최고의 단점이자 잘못한 점은 역시 하루 일과를 극복해지 못했으며 부족한 끈기로 장기간 유튜브 활동을 이행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이 메모는 그저 '실현 의지가 없는 버킷리스트'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세동기 마냥 글로써 숨을 불어넣어줬다는 것 정도.


첫 번 째로 골프독학, 좋다. 사회 나와서 주변 영향으로 인해 골프를 배우게 되었다. 그렇게 나와 함께 골프장을 가고 싶어하던 지인들과 회사 동료를 보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당시의 내게도 여느 평범한 이들 그렇듯 '골프? 그거 사치스러운 스포츠 아니야, 나 돈 없어' 그리고 '별로 할 생각 없어'라는 생각들이 들었다. 그래도 마침 당시의 나는 적당한 아침 루틴을 찾고 있었으며, 머물고 있던 하숙집의 샤워 시설이 노후하여 - 노후한 시설보다는 6명의 동거인이 한 개의 화장실을 사용했다. 당시 나는 새벽 4시 ~ 5시에 일어나야지만 운동을 마무리하고 출근할 수 있었는데 그 시간대 샤워를 하려는 경쟁률이 3:1이었다! - 헬스, 목욕, 골프 연습이 모두 가능한 골프 연습장에 등록했다.


처음 한 달을 쳐보니 독학으로도 두 달여를 반복한다면 충분히 게임에 임할 수 있겠다 싶었으며 연습이나 운동 자체에 소모되는 비용은 그리 크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부담스러울 비용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누구나가 생각하는 그런 크고 사치스러운 비용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흔한 수중레저나 경륜에 비해 초기 비용과 진입 장벽이 낮다고 자부한다.


골프 연습을 하며, 갈팡질팡한 실력, 실력이라 부르기에도 뭐한 움직임 속에서 내가 찾은 요소들은 이것들이다.

'골프가 메이저 스포츠인 이유가 있구나, 그리고 나도 참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구나!', '역시 비즈니스, 사회적 스포츠구나'라는 점들.


선수가 아닌 이상 남녀노소 불문하고 꾸준히 연습한다면 누구나라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마치 탁구와 같이.

겉으로 볼 땐 정적이지만, 작은 공을 타격했을 때의 짜릿함, 성취감이 의외인 재미있는 스포츠,

한 방향을 바라보고 동일한 목표를 향해 수 시간을 함께 걸어나가는 유일한 스포츠.


그리하여 기획된 골프독학.


아- 코로나로 인해 골프연습장이 장기간 문을 닫으며, 나의 루틴이 깨어지고 흥미조차 잃어 영상 제작에 힘쓰지 않게되었다.


두 번째로 영어독학, 영어는 내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지금은 비록 작은 송사리이자 철모르는 개구리에 비할지라도, 내가 인지하고 있는 세상의 폭과 활동하려는 무대는 지구촌이다. 인류가 발 뻗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 어디든. 글로벌이라고 하던가. 이 곳에서 통용될 표현의 주요수단이 영어이니 평소부터 꾸준히 연습해야함이 마땅하다.


언어나 인간의 습관, 뇌과학, 생활이라는 것이 참 무섭고도 정직한게 나는 영어 타자를 치거나 손글씨로 영작을 하는 속도가 직접 입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것 보다 빠르다. 인천공항 어느께에서 어느 가나인에게 길을 알려줄 때도 가지고 있던 메모장에 글을 써서 보여주거나, 읽어주는 방식으로 대화를 했다. 이 점에 착안하여 내가 영어를 학습할 왕도, 그 해답은 '많이 말하기'였다.


단연 아이들은 제대로 말하기 위해 주변 소리들을 흉내내거나 따라하며 어눌한 발음으로, 맞지 않는 뜻과 어순으로 옹알이를 해댄다. 돌이켜보건데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영어 학습에 대한 미련의 끈을 부여잡은 대개의 한국인들은 글세. 여느 3살 배기 영미권 아이들에 비해 얼마나 많은 영자 옹알이를 했을런지 모르겠다. 

나는 영어 독학과 더불어 좋은 글귀들을 전파하기 위해(사실 개인적인 영어 회화 피드백이 영상의 주된 목적이었다.) 영상을 제작했었고 이것이 영어독학이라는 영상을 촬영하게된 배경이다. 영어독학 메모 하단부에는 내가 좋아하는 향수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나름 조향사의 꿈도 갖고 있는터라, 그리고 무형의 것을 표현하는 연습을 위해 떠올렸던 것이다. 이 향수들에 대한 영문 리뷰는 펜팔 사이트와 어플을 통해 공유해보기도 했다. 반응은 꽤 좋았다.


이하 메모사항으로 내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들에 대한 주제나 제목, 관심있어하고 취미로 즐겨하는 것들이 우후죽순 나열되어 있다. 와- 이정도면 내가 조현병이나 다중인격을 앓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만큼 욕심을 부렸었네.


마초푸드란 육식 위주의 왕성한 내 식성, 그리고 요리라는 취미를 가진 내 특성이 결합된 컨텐츠다. 그러나 하숙집에서 그런 컨텐츠를 찍을 수 없었다. 하숙집 동거인들의 평균 연령이 50세로 높은 편에 속하는데, 식재료를 보관할 냉장고는 각종 채소들의 즙, 시커멓게 삭은 담금주나 장아찌로 가득해 내 식재료가 들어갈 공간을 허용치 않기도 했고. 내가 요리를 하며 음식 냄새를 풍길적에 관심을 가지며 이것저것 물어보시는 것이 부담되기도 했으며, 20시가 되면 대부분 잠에 드신다.

라고 변명해본다. 정말 하고자 했으면, 정말 온힘을 다해 하고 싶었다면, 부루스타라도 들고 나가 공장 한 구석에서 조리 영상을 찍었을지 모른다. 이것은 의지의 부재.


말단의 유튜버의 길, 그리고 그 이하에 적인 내용들은 문득 떠오른 사견에 불과하지만.

유흥, 재미, 쾌락 다 중요하지만, 매혹적이고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와 우리네 삶이겠으며 타인의 삶을 질투하거나 답습하기보다 자신을 한 번 돌아보고 성찰하는게 인생이란 시한에 좀 더 합리적인 생각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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