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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구일 Oct 12. 2020

미시 세계의 휴일

상대적 미시세계, 거시적인 삶 속에서의 여유찾기

달, 혼자 (출처 : pixabay.com)

 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우리의 삶 또한 미시적인 세계와 거시적인 세계가 가감 없이 반영되는 것이라고, 그러니 이 자그마한 삶 붙들고 조마조마하지 말고 더 크게 생각해보자고, 그렇게 여유를 되찾자고.

이 글에서의 미시적 세계는 나와 맞닿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고 거시적인 세계는 내 눈과 인지의 영역을 벗어난 세상 자체를 뜻한다.


나비 (출처 : pixabay.com)

나비효과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에서 발생한 아주 작은 바람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으로 도달한다는 뜻이다.


당신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비추어 보았을 땐 마치
나비의 날갯짓과도 같은 상대적인 미시 세계의 몸부림이요, 사회와 세상이라는 거시 세계로 향할 거대한 태풍이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사회와 세상의 작은 것들이 모여 당신의 삶에 태풍으로 몰아칠 수도 있겠지만,

요점은 ‘현재 나의 작은 행동이 어떤 것을 이루는지’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해 세상을 바라보자면 나의 작은 손길, 한 줌의 숨, 초라한 생각들 모두 온전히 다룰 수 있지만 거시적인 모든 것들은 뜻하는 바대로 통제할 수 없을뿐더러 예측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바꿀 수 있는 것, 행할 수 있는 것 모조리 행하되 세상이 바라보는 나와 시간의 축적 속에 맡기기로 했다. 세상은 내가 속한 우주와 환경, 시간은 손댈 수 없는 거대한 세상의 흐름.


 유비무환 이랬나, 내 손을 떠나기 직전까지는 잘 다듬어주고 성심성의껏 포장해 세상에 내놓자. 그리고 아무런 걱정 없이 거시적 세계로의 스위치를 내려놓는 것이다.     

 세상은 내 몸이나 생각같이 즉각적으로 반응해 주질 않는다. 일순간 내가 깨달음을 얻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한들, 그것을 구현해 내거나 다른 이들에게 전달되는 속도는 감히 추정할 수 없다. 마치 나비의 날갯짓이 언제쯤이나 기류를 형성해 언제 다른 대륙에 태풍으로 상륙할지 감히 추측할 수 없는 것처럼.


수학 (출처 : pixabay.com)

 고도로 발달한 현대 과학마저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를 정확히 예측할 도리는 없어 보인다. 이 둘 사이에는 크고 작은 연결고리가 무수히도 많기에.

하물며 당신의 복잡한 인생과 우리의 생각은 어떤가, 당신은 내일 아침 무얼 먹을지 아는가? 쉬이 상상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식사에 포함된 열량을 정확히 예측하고 내 신체에 어떠한 영향을 축적해낼지 아는가?


 놀랍게도 헬스 트레이너들, 피트니스 모델, 다이어트를 하기로 작정한 이들은 가능하다. 그렇다 할지라도 하루, 이틀, 그리고 일주일과 한 달.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목표에 다다를지 언정 정확하게 맞춰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내 몸 하나 통제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임에도.     


 당신의 학업, 사업, 인간관계.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는 대다수의 것들은 이보다 예측하기 힘들 것이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데 어찌 다른 사람의 영역과 맞물리는 것에 대해 오늘 하루의 고민을 붙들고 있으랴.


오늘은 일단 잠에 들기로 했다,


 당신이 잠들기까지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면.

만족할만한 하루를 보내지 않았더라도 괜찮다! 내일에의 또다른 당신이 어제와 오늘의 부족했던 당신을 점차 채워나갈 것이므로.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세상이 변하기까지, 당신의 환경이 나아지기까지는 아직 일말의 여유가 있다.

 자그맣게 팔락인 나비의 날갯짓들이 머나먼 대륙땅에 도달하는 것 처럼.


혼자, 정상 (출처 : pixabay.com)

 오늘도 상념과 괴리 속에서 보이지 않는 노고를 마친 당신, 후련히 내려놓고 편안한 밤을 맞이하자. 이따금씩 나라는 작은 상점이 휴일을 맞이한다 한들, 세상엔 다소 거친 바람 쉴 새 없이 불어댈 테니.


 그 누가 알까 창가에 놓아둔 빈 화분에 그 바람이 놓아줄 작은 꽃 씨 하나 담겨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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