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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구일 Oct 15. 2020

숨은 관성을 발견하다.

빛과 숨결이 닿는 모든 곳에 존재하는 관성

관성 (출처 : pixabay.com)

 상 만물을 비추는 빛에 질량이 있으니, 모든 것에는 질량이 있나 보다.

심지어 우리의 생각과 문화, 습관과 행동 같은 추상적인 개념 속마저도.


 나는 어려서부터 무리를 이끌기 좋아했나 보다. 내 생각을 전달하고, 다른 이들과 어울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때때로 내가 편하고자 강한 주장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이처럼 다른 이들과 의견을 주거니 받거니 하기도 하고 함께 놀이나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느끼게 된 것이 있다. 아마도 누군가는 사회 현상에서 이를 먼저 발견했을지 모른다.


 내 한 몸이, 내가 속한 조직이, 어떠한 문화가 움직이는 데는 그 무리의 크기에 따라 관성이 작용한다는 것. 관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

 너무 당연한 말일지라도 나는 이 것을 나 자신과 내가 직접적으로 활동하는 단체에 투영해 생각하곤 한다.


 우선 우리 개개인은 경험과 습관에 의존해 생활한다. 나는 이것을 개인의 관성이라 부른다.


 우리가 속한 크고 작은 조직들은 조직문화, 답습에 의해 굴러간다. 나는 이것을 집단 관성이라 부른다.

무게, 질량 (출처 : pixabay.com)

 인지과학의 영역에서 경험과 습관이 관성으로 비유되는 것에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우리 삶에서 엄밀하게 관성처럼 작용한다.


 끼니마다 주로 먹는 것을 선택하고, 선호하는 색상이 있을 것이며, 일상적인 루틴에서 벗어난 날은 마치 외력을 받은 것처럼 피로감을 느끼곤 한다. 심지어 현 거주지나 고향에 대해 향수를 느끼기도 한다.

수학, 공식 (출처 : pixabay.com)

 수식으로 표현할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의 삶 자체에 무게감이 녹아있기에 관성은 분명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평등할지라도 각자의 삶의 무게, 의지에 따른 크고 작은 관성들이.


 조직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집단일수록 관성에 빠져 어제와 오늘을 답습하는 게 자연스럽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조직의 방향을 바꾸거나 새로이 출발을 할 때, 일에 박차를 가해 추진력을 얻고자 한다면 개인의 관성을 이겨내기 위한 힘보다도 더 큰 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리더십이나 카리스마, 단결력 등으로 표현되는 요소일 것이다.

보스와 리더, 이끄는 사람 (출처 : https://www.venturesquare.net/547968)

 이제 우리는 말 그대로 만물에 작용하는 관성에 대해 깨우치게 되었다. 지식을 습득하면 적절히 활용하는 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지적 안배일 테니, 당장 스스로에게 관성 개념을 끌어다 놓아보자.


마치 카펫에 붙은 먼지처럼, 이른 아침 침대에 붙어 있으려는 몸뚱이

중요한 안건이 제시되었음에도 전통을 고수하는 회사

도통 말이 통하지 않고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을 것 같은 세대 간극

늦은 밤 잠들지 못한 채 밝은 화면들을 향해 눈을 이리저리 굴려대는 당신

관성이 작용하고 있다.     


 관성은 자연스러움이 맞다. 하지만 가속도를 원하는 이들은 그에 맞는 크기의 외력을 끌어와야 할 것이다. 행운, 기회, 환경 모두 훌륭한 외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에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당신의 의지력이다.


때로는 관성이 이끄는 대로 여유롭게, 절실히 필요하다면 이를 꽉 깨문 그 힘으로 당신의 삶을 이끌어 나가길.

하늘, 빛 (출처 :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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