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13세에 완성되는 유대인 자녀교육
밥상머리 교육과 배겟머리 교육
2018년 새해가 돼서 책 읽는 아빠가 되기로 결심한 후 두 번째 읽은 책이다.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목적이 6월에 태어날 홍시(태명)에게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빠가 되고 싶었기에 자녀교육에 관련된 책을 또다시 고르게 되었다. 많은 자녀 교육에 관련된 책중에서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에서는 지난번 읽었던 책에서 유대인의 교육에 대한 내용이 아주 간단하게 언급이 되었었는데, 그 이후로 유대인은 어떤 자녀교육 방식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유대인의 교육방식으로 배우고 성장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 예로 페이스북 창설자인 마크 주커버그를 비롯하여 스티븐 스필버그, 래리 페이지 등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유년기를 보낸 걸까. 정말 우리나라의 교육방식과는 다른 걸까. 정말 궁금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역시 빠르게 읽어 나갔다.
나는 처음에 유대인과 유태인이 다른 민족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같은 말이었고 발음만 다르게 한 것뿐이었다. 이렇게 유대인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유대인이 이스라엘인 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들은 유대교라는 종교를 믿으며 유대교의 율법 아래에서 세상의 이치를 찾으며, 자녀교육도 시작된다. 책의 첫 장은 아기를 목욕시킬 때의 이야기부터 나온다. 별거 아닌 아기의 목욕이야기이었지만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유대인들은 엄마가 아기를 목욕시킬 때 먼저 허락을 받는다고 한다. "목욕시켜도 될까요"라고 물어보고 어떠한 형태로든 아이의 동의를 구하는 행위를 한다고 한다. 사실 "이게 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질문은 기본적으로 부모가 자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자녀를 부모에게 종속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모르게 "내 아이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키울 거야"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자녀를 아기 때부터 종속의 개념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원하는 대로 키우는 게 아닌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고 배려한다.
이렇게 그들은 자녀를 동등한 인격체라 생각하고 항상 존중하며 교육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두 가지 있었다. 바로 밥상머리 교육과 베갯머리 교육이다. 사실 처음에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단어를 읽었을 때 떠오르는 게 몇 가지 있었다. 나 역시 어릴 적 밥상머리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익숙한 단어였다. "밥상에서는 떠들지 마라", "젓가락질 제대로 못하면 남이 흉본다" 등 엄격했던 우리 집 밥상머리 교육이 생각났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유대인들의 밥상머리 교육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 밥상머리는 토론의 장이다. 밥을 먹으며 그날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고 공유한다. 그리고 관심분야에 대해 서로 토론한다. 토론 내용 이라 해서 거창한 게 아니다. 가령 자녀가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그이야기에 대한 가벼운 토론을 하는 거다. 오늘 친구와 어떤 일을 했는데, 만약 다르게 행동했었으면 어땠을까, 혹은 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등 밥상머리에서 토론의 주제는 자유롭다. 이런 자유로운 토론은 자녀가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고, 창의성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겟머리 교육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보통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장면이다. 아이가 잠들기 전 옆에 누워서 같이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다. 배겟머리 교육이라고 딱히 특별한 게 있는 게 아니었다. 아이가 누워서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면 된다. 책을 읽어주고 수수께끼를 낸다던가, 책 내용에 대한 뒷부분을 생각해 본다던가, 주인공은 왜 그렇게 행동했나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아이와 하는 거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엄청난 창의성을 갖게 된다고 한다. 잠들기 전 부모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거다.
책을 읽기 전에는 유대인의 자녀교육이 엄청 거창하고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을 것만 같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런 내용들이었다. 단지 실천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로 느껴졌다. 유대인들이 자녀교육을 잘하는 이유는 자녀를 성인과 동등한 인격체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여태까지는 아이가 어떻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홍시가 무엇을 원하는지 계속 물어보고, 홍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게 해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나와 정양이 해야 할 일 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