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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군 Feb 23. 2020

유행에(?) 민감한 아이와 우리 집 행동 예방수칙

우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

 갑작스레 들이닥친 우한 폐렴으로 우리나라 전체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나 역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네이버 뉴스 속보를 확인하고 있다. 혹시나 우한 폐렴 확진자가 우리 동네에 발견되면 어쩌나 하는 심정으로 매일 수십 번씩 뉴스를 보고 또 본다.

 우리 집 홍시는 유행에(?) 아주 민감한 아이다. 뉴스에서 어떤 질병이 유행한다는 기사가 뜨고 나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작년에는 수족구, 독감 등으로 어김없이 병원을 찾았었다. 그래서 우리 집 수납장의 한편에는 홍시 물약 통이 가득 놓여있다. 그걸 보며 가끔 나와 정양은 웃으며 이야기한다. 홍시가 이쪽으로는 트렌드세터(Trend Setter) 인 것 같다고 말이다.

 우리 집 트렌드세터 덕분에 뉴스에 어떤 감염성 질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나와 정양은 그때부터 긴장상태에 돌입한다. 그리고 몇 번의 경험 덕분에(?) 나름 우리 집만의 예방수칙이 생겼다.

1. 외부에 나갔다 오면 항상 씻던 손, 발을 꼭 30 초 이상 깨끗이 씻고, 외출 때 입었던 옷은 최대한 빨리 갈아입는다.
2. 홍시가 먹는 음식, 음료, 간식 등을 우리와 공유하지 않는다.
3. 사람 많은 곳은 가지 않고 주말에도 되도록 집에서 놀아준다.
4. 면역력은 체온이 떨어지면 낮아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따뜻하게 입혀준다.
5. 약간의 미열이라도 보인다 싶으면 바로 병원에 데려가서 초기에 잡을 수 있도록 한다.​

 사실 별거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항상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항상 먹던 비타민, 아연, 유산균 등은 잊지 않고 꾸준히 먹여준다.

 이렇게 준비를 집에서 열심히 하지만, 사실 우리에게는 가장 큰 약점이 있다. 바로 홍시가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집이다. 나와 정양은 맞벌이 부부이기에 홍시는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물론 어린이 집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위생, 소독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여러 명이 단체 생활을 하기 때문에 유행하는 감염 질병에는 취약하기 마련이다. 누구 아이 한 명이라도 감기에 걸리기라도 하면 다른 친구들까지 같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중에도 글을 한번 쓰겠지만, 나와 정양은 어린이집을 꼭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절대 어린이집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수의 어린아이들을 항상 잘 돌봐주시는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뿐이다.)​

 우리가 행동수칙을 만든 이유는 홍시가 물론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지만, 한편으로는 단체 생활을 하는 아이의 부모로서 적어도 우리 아이로 인해 다른 아이들까지 아프게 되는 상황은 더더욱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솔직히 부모 입장에서 어린이집, 키즈카페, 그 외 사람이 많은 곳 어디에선가 감기라도 옮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 속으로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한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내 아이가 아프니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우리부터 먼저 이렇게 신경 써서 관리해 주려고 노력 중이다.

 지금 온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 우한 폐렴이 어서 백신이 개발돼서 다시 모두가 예전처럼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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