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해주는 행동
밥을 먹고 나면 홍시가 우리에게 다가와서 이야기한다. "엄마, 아빠 나 양치질할래". 홍시의 양치질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는 홍시에게 먼저 욕실에 가서 칫솔에 치약을 짜놓으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 둘 중에 하나가 화장실로 들어가서 세면대 옆 욕조에 걸터앉는다.
그리고 홍시를 다리 위에 올리고 꼭 안아준다.
그리고 서로의 귀에 대고 오늘 하루를 격려해 준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손으로 등 어디쯤을 토닥여 준다.
하루에 양치질은 두 번, 혹은 세 번은 꼭 하기 때문에 이런 루틴도 최소에 하루 한번 이상은 꼭 하고 있다. 처음에 이런 루틴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홍시의 자존감 때문이었다. 친구들과 놀 때 보면 항상 즐겁고 유쾌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자존감이 낮고, 매사에 걱정이 많은 아이이다. 아이들은 각자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이런 생각으로 걱정하던 어느 날 아침, 양치질을 도와주는데 문득 홍시를 안아주고 싶었다. 유치원 가기 전이었는데 홍시를 안아주면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와", "홍시야 너는 아빠한테 가장 소중한 존재야",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인 거 알지" 이렇게 이야기하면 홍시도 이야기한다. "나도 아빠가 제일 좋아", "아빠도 회사에서 힘들지 마". 잠깐이지만 서로 10-20초 정도 안아주며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손으로 등을 토닥여 주면 정말 힘이 나는 느낌이다. 괜히 마음 한구석이 꽉 찬 느낌이 들고 홍시의 체온이 느껴지고 오랜 시간 남아있었다. 아마 홍시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와이프도 나도 이 시간을 좋아한다. 안아주고, 속삭여주고, 토닥여주면서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다. 그리고 분명히 홍시도 이런 느낌을 받을 거라 믿고 있다. 물론 당장 짧은 시간 안에 홍시의 기질이나 행동이 바뀌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히 멀리 봤을 때 홍시의 자존감 형성에 좋은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쭉 지금 같은 루틴을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사실 처음 시도는 홍시를 위한 루틴이었지만,
요새는 오히려 홍시의 응원과 토닥임으로 내가 치유되는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