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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hyo Jul 23. 2021

Switch

chp 9. 인생의 switch  신비한 영어사전 

definition : to use a switch to change a device from one state or type of operation to another (by cambridge dictionary)

사전적 정의, 전기를 연결하거나 혹은 제거하는 일 또는 다른 옵션을 선택하기 위한 방편으로 쓰이는 용도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머무르게 되는 생각은  삶에서 느껴지는 기쁨에는 감동이 덜해지고, 슬픔에는 감정이 벅차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대학입시도 지나고 원하던 (혹은 원치 않던) 회사의 취준도 끝나버리면 합격이라는 단어는 슬슬 익숙해지면서 감정 또한 무뎌지게 된다. 처음 겪어보는 감정들이 슬슬 반복이 되면서 예전에는 꽤나 소중했던 것들이 이제는 아주 잠시만 기쁘고, 잠깐만 행복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슬픔은 좀 반대인 것 같다. 취준이 안되거나, 준비했던 입시에 떨어지거나, 사랑에 실패하면서 오히려 무뎌지기보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자책을 한다.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준비했던 일들이  내게 항상 다른 대답을, 다른 결과를 가져다주면서, 예상치 못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이런 일들을 여러 번 겪으면 겪을수록 익숙해지지도 않고, 더 힘들고 우울할 뿐 별로 무뎌지지가 않는다.  앞으로는 그전까지 겪지 못했던 사기도 있을 수 있고, 갑작스레 생기는 누군가의 부고 , 혹은 성폭행 또는 강간 등등  아주 다양한 위험들이 전 세계 그리고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 세상을 두발로 걸어 다니면서 숨 쉬는 것들이 신기할 정도로 주변에는 위험한 것들이 천지다.



돌이켜 생각을 해보니, 이전까지 내 삶에서 크게 안 좋은 일들이 별로 없었던 이유가 나를 안전하게 지키고 계셨던 부모님, 그리고 가족의 노력이 존재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테두리 안에서 내가 보호받았던 것 같다. 그래, 예전에는 통금시간이 정해졌었다. 또한, 너무 늦은 시간의 외출은 허락되지 않았다. 아주 어렸을 때 밤늦게 까지 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이런 일들이 어린 시절에는 불만 가득했던 제약이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키려는 누군가의 노력이었다. 지금은 친구들에게 결혼식 소실을 제일 많이 받지만, 5년 정도 지나면 돌잔치일 것 같고, 또 다른 5년이 지나면 아마 장례식 연락을 제일 많이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런 삶을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은 나에게 말하고 싶은 언어는 사소한 것에 감동을 받고, 행복을 작은 것에서부터 느끼라고 말하고 싶다. 행복이 정말 멀리 있지 않은 것 같으니깐. 주변 사람들에게 삶이 100%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아무도 없었다. 비율에 따라서 정도에 따라서 다름은 있지만, 100% 행복한 사람은 없었다. 인생=행복이라는 전제를 생각하기에 오히려 불행해진 것은 아닐까? 인스타그램에서 모든 사람들은 행복한 것 같은데, 왜 현실은 다른 걸까.. 이런 질문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다른 범주로까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행복이라는 단어와 인생이라는 단어는 서로를 균등하게 동일시할 수 있을까? 각각의 단어들이 다른 문맥 상황 속에서 서로의 의미를 완벽히 충족시켜 줄까?   과연 삶에서 매번 만족을 느끼는 상태가 되어, 매 순간이 흐뭇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던 나만의 정답을 나는 단어에서 찾기로 결심했다.




스위치라는 단어를 들여다보았다. 전기회로를 이어주는 플러그 역할을 하는 장치,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다른 뜻을 보니 또 다른 의미가 검색이 된다.

a sudden or complete change, especially of one person or thing for another 공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누군가의 직업을 바꿔주는, 역할을 탈바꿈하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완전한 변화를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서  혹은 사물을 위해서 말이다. 즉, 존재하는 혹은 존재하지도 않는 대상들을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이 인생을 switch처럼 여기려고 한다. 나에게 앞으로 기쁜 일이 생길 것이다. 순간적으로 들뜨기도 하고,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 속에서 만족한 상태로 지낼 것이다.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 행복하다. 기분도 좋고, 그때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슬프 일도 곧 생길 것이다. 자의던 타의던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만큼, 내가 누군가를 신경을 쓰는 만큼, 누군가와 같이 겪어야 할 일들이 분명 생길 것이다. 그렇게 슬픈 일이 생기면 일상이 어두워지면서 삶이 잠시 꺼지는데,,, 그때 그런 상황에 대해서 자책이나 우울증으로 연결시키지 않고 삶의 스위치를 껐다가 켜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리셋 연습을 하는 것… 그게 전부다.  불을 껐다 켜었다 하면 갑자기 환해지기도 하지만 다시 어두워지기도 하는데. 그렇게 어두울 때 다시 한번 스위치를 켜면 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더 스위치를 켜면 되는 것, 그게 전부다.





나에게 일어난 안 좋은 일들이 ‘그렇게 큰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하루 정도는 혹은 그다음 날, 혹은 그 다다음날까지도 힘들 수 있겠지만, ‘이 정도여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연습을 서서히 하는 것이다. 삶의 시행착오들을 연습하는 것, 그게 내가 얻은 답이자 삶의 목적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우울증을 크게 한번 겪어봤는데,  자책이 심하고 피해자인데도 스스로의 가해자처럼 행동을 한다. 그래서 이 스위치 크고 껴는 법을 잘 기억하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별일 아닌 것처럼 차근차근 연습을 하면 괜찮아진다. 시간이 걸리지만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이상 자살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삶이 선물이라고 하는 그 축복을 앞으로는 경험으로 채우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잠시 스위치를 껐다가 다시 켤 거예요. 어차피 일어난 일이면 돌이킬 수가 없으니, 그 이후의 삶에 더 집중해야겠죠? 어렵고 힘들지만 연습하다 보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일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정말 어렵고 시간 많이 걸리겠지만,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처음보다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가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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