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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hyo Jan 07. 2022

주변 환경을 바꿔보다


 영어를 제대로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라는 말에는 두 가지 궁금증이 따라오게 되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영어에 익숙해진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제대로 된 방법은 또 무엇이 있을까? 였다.  


 2019년의 첫 학원 수업, 오티가 끝난 후 학원 수업 스터디에 참여했다. 스터디에서 학생들끼리 오고 가는 대화의 아이스브레이킹은 대부분 이랬다.  


'어떻게 학원에 오게 되었나?'  

'학원을 오기 전까지 영어는 어떤 식으로 공부했나?'  

'현재 준비하는 시험은 무엇인가?'  


 어느 학원을 가도 서로서로 물어보는 뻔한 질문들이었다. 학생들이 준비하는 시험 대부분은 임용고시나 통번역대학원 입시였다. 학원에서는 수업 후 스터디가 진행이 되는데 4~5명씩 임의로 짜인 조에 편성이 된다. 스터디 원 중에는 적어도 한 명씩은 영어를 잘하는 친구가 섞이기 마련이었는데, 이럴 경우 그 한 명은 항상 질문을 받는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어떻게 영어를 잘하게 되었는지',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 '혹은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다 왔는지' 등에 관한 질문 같은 것이다.  


 나 또한 학원에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어를 잘하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영어에 익숙하게 되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통대 합격 수기를 통해서 언제쯤 영어란 언어가 좀 예전보다 편해지고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했는지도 물어보았다. 진부할지는 모르지만, 학원에 다니는 많은  학생들이 학창 시절에 유학을 다녀오거나, 최소한 교환학생 혹은 어렸을 때의 학창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친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만만치 않게 한국에서 사교육으로 공부를 하거나, 성인이 된 이후에 처음 영어를 공부한 친구들도 있었고,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서 영어를 익히게 된 친구들도 많았다. 정말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알게 된 점은 여러 가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영어를 배웠지만, 결국 어디에서 영어를 배우던지 그것은 태도로 귀결된다는 점이었다.  


 영어를 잘하고 싶었다. 대충 말고 좀 제대로 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학원을 등록해버렸다. 학원을 등록한 이유는 단 하나! 당장의 내가 바뀌기는 힘들겠다고 느껴서 주변을 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 주변에 영어를 계속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점점 닮아지고 싶을 것이고, 영어를 잘하고 싶은 욕망이 계속적으로 내재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적어도 조금 힘들다고 그만두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학원을 계속적으로 등록했다.  


 한국에만 있으면 영어가 늘지 않는다고 '탓'을 하기보다는 주변을 바꾼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미드를 보거나, 원서를 읽거나, 매일 영어로 일기를 쓰고, 전화영어를 신청하고 혼자 영어로 말해보고 녹음하는 등 최대한 많은 시간들을 영어로 의사소통하고 듣고 말하는데 쓰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런 행동을 할 때 한국인지 외국인지 신경 쓰지 않고 본인에게 집중했다는 점이 참 놀라웠다.  


 국내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방법은 고될 수 있고, 꾸준히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렇게 바뀐 태도는 삶에 어떤 방향으로든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란 점이었다. 영어를 배우기 전에 '태도'를 바꾸는 일, 아마도 그게 내가 영어를 공부하기 전에 처음 시작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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