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화양연화

Lax 공항 (첫 미국 여행)

During the trip

by Minhyo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때로는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기 때문이죠”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중




3월 8일이다. 내일이면 드디어 그렇게 열망하던 세계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나는 몇시간 뒤면 한국을 떠난다. 그동안 이날을 위해서 얼마나 고군분투했나? 모든 시간들이 잠시 기억속에서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몽상의 시간을 보낸 후, 나는 마지막 짐 점검이 필요하다 라는 것을 알았다. 짐은 기내 용 캐리어1개, 배낭 하나, 힙색 한개, 그리고 침낭 이렇게 4가지를 들고 다니기로 하였다.


짐 싸기 목록들을 나열해보니 필요한 게 생각이나 서 다이소에 다녀왔다. 동전지갑과, 캠핑 칼, 옷핀, 여행용 빨랫줄, 자물쇠, 패딩 압축 팩, 멀티와이어 비상약과 파우치까지 이제 가방안으로 넣는 일만 남았다. 내일 당장 입고 갈 옷을 배낭위에 올려 놓은 채 나머지 짐은 모두 가방에 넣었다.


안 올 줄 알았던 날이 다가왔던 기분 때문일까? 복잡미묘해지는 감정이다. 다음날 아침이면 떠나게 되는데, 혹시 빠진 것들이 있나? 집안 거실을 두리 번 두리 번 하다가 왠 고지서 하나를 발견하였다.



‘건강보험 관리공단’



‘아뿔싸!’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항목에서 체크를 안 해 두었던 것이다. 정지를 해 두지 않으면 계속적으로 지출이 빠지기 때문에 급하게 휴대폰을 열었다. 그렇게 다음날 새벽3시까지 보험관련 정지신청을 알아보고, 두시간정도를 잔 뒤 5시에 일어났다.


나의 비행경로는 인천공항에서 일본 나리타를 경유한 후 로스앤젤레스 공항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비행기가 10시 10분에 탑승이 되지만, 첫 비행에 긴장되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다 보니, 예정보다 조금 이른 6시 30분에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을 하였다. 원래는 5시 35분에 첫 지하철을 타고서 공항철도를 가려고 하였으나, 아버지께서 공덕까지 태워 다 주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벽 5시쯤에 온가족이 공덕 역 공항철도까지 드라이브를 하였다. 공덕 지하철에서 내리는 순간 부모님을 당분간 못 보게 된다고 생각해서인지, 공항으로 가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 만은 않았다. 그렇게 공덕 역 공항철도에서 인천공항으로 가게 되었다. 전날 온라인 체크인을 집에서 미리 하였기에 수화물 OPEN시간에 맞춰서 바로 짐 붙이는 곳으로 갔다. E-티켓을 수령 받고 짐검사를 끝내고 나니, 이제 정말 떠나는 구나라는 실감이 들었다.


인천공항에서는 설렘보다는 걱정이 더 컸다. 비행기를 대기하며, 게이트 앞에서 전날 해결하지 못한 보험전화를 걸고 있었고, 그 일들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비로소 엄마와 통화를 하였다.


“아직 탑승 전인데, 이제 곧 비행기 타야 될 것 같아. 이거 비행기 타면 전화가 안되니까, 와이파이 잡히는 곳에서 다시 또 연락할 게” 미국 현지 유심을 구매했던 나는 나리타공항에서 연락이 안될 것을 엄마에게 미리 말씀드렸다.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시간 상관없이 연락되는 곳에서는 카톡 남겨라”

엄마의 마지막 말을 뒤로 나는 그렇게 세상을 향한 첫발을 내딛고 있었다.



이젠 걱정도 사치였다. 그냥 실전이었다. 속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별일도 다 겪었는데, 힘들었던 만큼 단단해졌을거야. ’라고 외치며 게이트에 들어섰다.

인천에서 나리타까지 2시 30분 비행, 그리고 나리타공항에서 6시간 대기후 아메리칸 항공을 탑승하였다. 나리타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9시간 30분동안의 비행이 끝난 후, 나는 한국과 8시간의 시차가 나는 LAX공항에 3월 9일 12시에 도착을 하였다.

여행을 떠나기 전 미국이 물가도 비싸고, 땅덩어리도 커서 차없이 다니기는 어렵다 라는 말을 들었지만, 막상 어떨지 감이 전혀 안 왔다. 도착한 톰 브래들리 국제공항에서 대중교통을 알아보려고 인포 센터에 갔다. 나의 숙소를 들은 인포직원은 대중교통으로 가기 너무 어려운 방법이다, 택시나 우버 를 타고 가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 조언을 듣고 있 자니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방법인 거 몰라서, 물어봤나? 그렇게 쉽게 갈 길이었으면 찾아 오지도 않았다.’


택시비가 6만원이라는 이야기에, 우버에 대한 고민도 사라졌다. 나는 당장 유심을 장착한 후 구글맵부터, 무빗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앱을 이용하여 숙소 가는 방법을 찾았다.


방법은 ‘공항버스와 시내버스를 타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공항버스와 fly AWAY라는 시내버스를 타고서, 40정거장이 넘는 이동 끝에 해가 지기 전 숙소에 도착하였다. 짐을 풀기도 전에 녹초가 되어서 침대위에 누워 버렸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버스정거장을 23개 지나쳐야 나오는 union station이었다.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가장 가까운 역이 23개의 정류장을 가야 나오다니’ 속으로 웃음만 나왔다. 그래도 내심‘숙소를 찾아서 다행히다’라고 느꼈고, 앞으로 이런 식으로 느리지만 행하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든지, 시도해보는 것’ 그날 미국 공항에서 내가 배운 중요한 사실이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미국 서부에서 2박 3일동안의 자유여행을 즐겼다. 역시나 여행중에도 렌트나 우버없이 대중교통버스인 TAP카드를 이용해서 돌아다녔는데, 대부분 가고자 하는 관광지들은 전부 다녀올 수 있었다. 산타모니카 비치부터, UCLA대학, 할리우드 사인거리, Griffith Observatory, 베버리힐스동네까지 아침 7시부터 시작한 일정은 저녁 8시가 넘은 후 에야 나를 숙소로 데려 다 주었다.


처음으로 마주한 로스앤젤레스의 거리가 생각이 난다. 길들은 블록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구글맵을 따라서 걷다 보니 어느덧 산타 모니카 비치로 향하였다. GPS 좌표를 보니 어느새 나는 북태평양에 도착을 하였다. 산타 모니카 항구에 도착했을 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구경장소를 UCLA대학으로 옮겼는데, 그곳도 역시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그런데 비가 엄청 많이 와도 우산 하나 쓰지 않는 사람부터,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서 조깅을 하던 학생들까지 여럿 있었다. 그 후에 나는 그리피스 천문대로 향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곳 사람들은 ‘남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의 세상’ 같다고 동행자였던 언니에게 말을 하였다.


‘자신의 길을 간다? 멋지다’ 나는 그 말을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는지 모른다.


나도 남들과 상관없이 내 길을 걸어가자고 외치면서 다음날 나는 나의 첫 버킷리스트인 그랜드 서클투어를 위해서 LA한인타운으로 이동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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