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화양연화

인생의 switch

During the trip

by Minhyo

한 살 한 살 나이라는 숫자가 올라가면 갈수록 기쁨에는 감동이 덜 하고 슬픔에는 감정이 벅차오르는 것 같아요

대학입시도 지나고 원하는 회사의 취준 도 끝나버리면 합격이라는 단어는 이제 익숙해지면서 감정이 무뎌져요
처음 겪어보는 감정들이 슬슬 반복이 되면서 예전에는 꽤나 소중했던 것들이 이제는 잠시 기쁘고, 잠깐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슬픔은 좀 반대인 것 같아요

취준이 안되거나, 사랑에 실패하거나, 입시에 떨어지면서 무뎌 지기보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자책을 해요
이런 일들을 여러 번 겪으면 겪을수록 더 힘들고 우울할 뿐 별로 무뎌지지가 않죠


앞으로는 그전까지 겪지 못했던 사기도 있을 수 있고,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죽음, 성폭행, 강간 등등 정말 세상에는 두발로 걸어 다니면서 숨 쉬는 게 신기할 정도로 위험한 것들 천지네요. 제가 지나온 콜롬비아부터 에콰도르까지 뭐 말할 필요도 없구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전까지 제 삶에서 안 좋은 일들이 별로 없었던 이유가 나를 안전하게 지키고 있던 부모님, 그리고 가족의 노력이 존재했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테두리 안에서 저는 보호받았던 것 같아요

통금시간이 정해졌다 거나, 밤늦게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거나 아주 어릴 때는 불만 가득했던 일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키려는 누군가의 노력이었어요


지금은 친구들에게 결혼식 소식을 제일 많이 받아요. 5년 정도 지나면 돌잔치일 테지만, 또 다른 5년이 지나면 아마 장례식 연락을 제일 많이 받을 수 있겠다 란 생각도 해요

그래서 삶을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은 저에게 말하고 싶은 언어는 사소한 것에 감동을 받고, 행복은 작은 것에서부터 느끼라고 말하고 싶어요. 행복이 정말 멀리 있지 않으니 깐요.

그리고 그 인생을 switch처럼 여길 거예요

스위치는 껏다꼇다 하잖아요. 즐거운 일이 생기면 기뻐하고 들뜨고 뭐 다 좋아요. 하지만 슬픈 일이 생기면 일상이 어두워지면서 삶이 잠시 꺼지거든요. 그때 그런 상황에 대해서 자책이나 우울증으로 연결시키지 않고 삶의 스위치를 껐다가 켜라고 말할 거예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리셋 연습을 하는 거죠



불을 껐다 켰다 하면 갑자기 환해지기도 하지만 다시 어두워지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어두울 때 다시 한번 스위치를 켜면 돼요. 나에게 일어난 안 좋은 일들이 ‘그렇게 큰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하루 정도는 힘들겠지만 ‘이 정도여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연습을 서서히 하는 거죠.


삶의 시행착오들을 연습하는 거예요.


저는 우울증을 크게 한번 겪어봤는데요. 자책이 심하고, 피해자인데도 스스로의 가해자처럼 행동해요. 그래서 이 스위치 끄고 켜는 법을 잘 기억하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별일 아닌 것처럼 차근차근 연습을 하면 돼요. 그래서 더 이상 자살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삶이 선물이라고 하는 그 축복을 앞으로는 경험으로 채우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잠시 스위치를 껐다가 다시 켤 거예요.



어차피 일어난 일이면 돌이킬 수가 없으니, 그 이후의 삶에 더 집중해야겠죠?

어렵고 힘들지만 연습하다 보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일이 되더라고요.

물론, 정말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처음보다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가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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