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행의 단점?!
가끔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무언가 마음에 들 때 이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괜히 좋고, 이유를 찾으면 찾을수록 자기 합리화를 위한 끼워 맞추기 식의 호응일 뿐, 오히려 ‘그냥 좋아요, 왜인지는 모 르겠지만’이라는 답이 완벽한 경우가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가고, 그냥 계속 열어서 보고 싶은 것들 아마 런던은 나에게 그러한 곳이었던 것 같다.
파리 nord역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4시 40분 런던 saint cross역에 도착을 하였다. 이곳은 영국이다. 한국사람들에게는 ‘신사의 나라’라는 별명이 있다. 그런 인식 덕분인지, 사람들이 굉장히 nice하였고, 조금만 부딪혀도 sorry를 하고, 무거운 짐을 들고서 지하철을 탈 때면 뒤에서 누군가가 도와주거나 들어주기도 한다. 더 웃긴 건 보통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짐을 들어준다고 하면 강도나 사기범으로 의심을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나도 경계를 완화했다. 뉴욕도 그렇고 파리도 그렇고 런던도 그렇지만 도시마다 정말 느낌이 다르다. 런던은 정적이면서도 동적이다 고나 할까?
영국 호스텔에 도착을 하고 나니, 방을 같이 이용하는 스페인 친구와 브라질 친구가 있었다. 우리는 여행이란 주제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브라 질 친구는 6개월 정도 여행 중이었고, 스페인 친구는 워킹 비자로 영국을 오게 되어서 2달 동안의 시 간만을 보낸 후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였다. 브라질 친구는 이제 영국 런던을 마지막으로 6개월 동안의 여행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 친구가 굉장히 들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이제 브라질로 돌아가서 먹을 수 있는 고국 음식들과, 자신의 집, 방, 공간 등을 이제 하루 종일 볼 수 있다는 것에 너무 행복하다고 계속 이야기를 하였다. 그 말에 완전 동의를 했다.
긴 여행을 다니다 보면 집이 참 그립다. 집에서 먹는 밥부터, 사람들, 친구, 가족, 내 공간 그 모든 것들이 참으로 그립고 소중해진다. 나도 4개월 정도를 돌아다녀보니 언제부터인가 집밥을 먹고 싶다는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다. 외국에 있을 때면 한국이 그토록 가고 싶다 가도 막상 한국으로 돌아오면 다시금 떠나기를 희망하는 것을 보니, 사람의 마음속은 참 알 수 없다고 느꼈다. 마음이 가는 것에는 그냥 이유가 없는 게 원래 정답이라면, 그냥 마음이 가는 도시도 이유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