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the trip
가난하지만 한평생 가정을 위해 헌신을 하며 살아온 정비사 카터, 자수성가한 백만장자이지만 괴팍한 성격에 아무도 주변에 없는 사업가 잭. 공통점이라 곤 티끌조차 없는 이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은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과 그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무언가를 작성하고 있던 카터에게 잭은 함께 떠나볼 것을 제안하며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는 모험과 코미디를 즐기는데. -네이버 영화 줄거리 소개-
“인생의 기쁨을 찾았는가?” 영화 버킷리스트 속 명대사이다.
이 영화를 실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은 없지만, 예고편을 보고서 서랍 속 나의 공책에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두 번의 아시아 여행으로 예행연습을 어느 정도 맞추고 나니, 스스로의 자신감을 획득하였다.
마침 그 당시 취준- 입사 – 퇴사 – 이직의 과정을 거쳤고, 이제는 한국을 떠나도 괜찮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나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세상은 크게 관심이 없고, 잘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반대로 아무렇게 살아도 세상은 역시 관심이 없고 잘만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 이후 떠날 용기를 얻었으며, 곧바로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해 보았다.
“여행경비”
경비를 모으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당장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1년 후에 떠나자고 생각하였다. 이 기간 동안 계획도 짜고, 경비도 벌겠다는 생각과 다녀온 후 어떤 식으로 일상을 보낼지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하였다.
그렇게 잠시 모든 것을 중지하고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이 세계일주인지, 대륙 종단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내가 허락한 만큼 세상을 누비자고 외쳤다.
이제는 내가 어디로 떠나고 싶은 지?
그것에 대한 답들을 써내려 갈 차례였다.
내가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 1년 전에, 친언니가 미국 여행을 다녀와서 건넸던 엽서 한 장이 있었다.
“신이 빚은 자연의 예술품, 미국 서부 그랜드 캐니언”
광고에서나 보았던 그 장소를 엽서로나마 처음 접하게 되었다.
죽기 전 가고 싶은 명소 1위, 세계 최고 규모가 협곡이자 시공을 초월한 지구의 역사라는 여러 수식어들은 나에게 현실을 벗어나 꿈을 선사해주기에 완벽한 장소였다. 더 이상의 고민은 없었다.
미국 서부를 시작으로 버킷리스트를 정하면 되겠다고 생각하였고, 첫 여행지가 정해지면서 그다음 루트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그냥 하나하나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들을 종이 위에 적어 내려갔다.
미국 서부 그랜드 서클 투어
멕시코시티 프리다 칼로 생가 가보기
페루 마추픽추에서 세계 3대 트래킹 중 하나인 잉카 트래킹 하기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 다녀오기
남극에서 가장 가까운 대륙,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 다녀오기
아르헨티나 페리토 모레노 빙하 위를 걷기
브라질 이과수 폭포
뉴욕, NBA 관람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낙타 타기
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프랑스에서 파리지앵처럼 살아보기
영국에서 애프터 티눈 세트 즐기기
독일의 헤르만 헤세 생가 방문하기
이탈리아에서 젤라토 먹기
스위스의 마터호른
그리스 신전과 신혼여행지 산토리니
이집트 피라미드에 오르기
세계 3대 박물과 다녀오기(루브르 박물관, 대영-브리티쉬-박물관, 바티칸 박물관)
버킷리스트를 보니 답이 나왔다.
나의 결정은 세계 여행이었다.
미국을 시작으로 남미 종단, 다시 미국 동부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 유럽을 거쳐서 중동 그리고 이집트 피라미드를 보고서 이 세계여행을 마무리 짓겠다고 생각하였다.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들이었다. 막상 적어보니 세상에는 너무나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고, 경험해보고 싶은 것들과 꿈꾸고 싶은 장소들까지 많았던 것이다.
조만간 내가 이런 것들을 행할 수 있다는 사실과 내가 마주하게 될 세상이 된다는 일에 하루 종일 설렘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렇게 나는 삶에서의 ‘나의 방황’을 여행이라는 선물로 채워 가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