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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Oct 20. 2023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의 기이함

얀 반 에이크 작품 @내셔널갤러리

내셔널 갤러리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작품 중 하나인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앞으로 이동했다.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The Arnolfini Portrait(1434년 유화 82.2*60cm)


15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회화'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은 네덜란드 미술의 거장 얀 반 에이크 작품이다.


 영국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상징이 없는 인간은 동물과 같다"라고 표현했다. 상징적으로 표현이 가능한 게 미술이고, 얀 반 에이크는 다양한 상징물을  섬세하세 활용하여 걸작을 만들었다.



 창가에 들어오는 빛이 샹들리제를 비춰주며,
한쪽은 밝게 한쪽은 어둡게 처리한 디테일한 명함법을 이용한 섬세한 작품이다.
거울 안쪽의 부부 뒷모습과 그림 그리는 화가, 얀 반 에이크도 보인다.
거울 주변 톰니바퀴는  예수의 12가지 고난을 새겨 넣을 만큼 섬세하다.
그림 속의 강아지도 털 한 올 한 올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 섬세한 작품에서 우리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기이함을 느낀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서약을 하고 있는 듯하다. 여자는 임신을 한 듯 배가 불러 보이고 둘이 결혼 서약을 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이 그림을 아르놀피니의 결혼식으로도 부르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에 한 미술학자는 '결혼식이 아니다'라고 주장을 한다. 결혼식 서약 같은 그림인데 아니다? 참 기이하다.




그림을 찬찬히 보면 두 사람은 신발을 벗고 있다. 중앙의 벽에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 그림을 그린 15세기에는 그림에 상징을 넣는 것이 유행하던 시기였다.


그림 속의 부부에 대해 정확한 기록은 남겨져 있지 않지만, 그림 속의 남자 아르놀피니는 브뤼헤에서 부유한 이탈리아 상인이었다는 기록은 있다.

 

15세기 초, 브뤼헤는 번성하던 경제도시였고 부유한 상인들이 많이 있었다.


기이한 이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런던 내셔널 갤러리


이 당시에 유럽 사람들은 실내에서 신발을 벗지 않았다.

그림 속에서 신발을 벗은 이유는 신성한 공간에 있었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한 마리의 개가 정면을 향해 서 있다. 개는 충실과 헌신, 사랑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것을 여성에게 강요하고 있다. 기독교였던 이 당시에는 모든 원죄를 지은 사람은 여자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죄를 상징했던  사과가 창가 위에 놓여있다.


여인의 머리 근처에는 출산의 수호신인 성녀 마르가리타를 의미하는 용을 밟고 서 있는 조각상이 있다

두 사람이 부부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초 한 개만 켜져 있는 샹들리에는 무엇을 상징할까?

기독교 사회였던 이 당시의 한 개의 촛불은 신의 눈을 의미했다.


신의 가호 아래 이루어진 성스러운 서약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그림 하나하나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거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얀 반 아이크뿐 아니라 다른 이도 보인다. 결혼 서약의 증인으로 추정된다.

빨간 옷과 파란 옷을 입은 두 남자가 보이는데, 파란색 옷을 입은 남자는 얀 반 에이크로 추정된다.


여기까지 보면 이 그림은 결혼식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그림을 또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1434년 얀반 아이크 이곳에 머무르다'라고 쓰여있다.  1447년 아르놀피니 부부가 결혼한 기록이 있다.  즉 동명이인이다.


그림 속의 이 둘은 '결혼식으로 유명한 아르놀피니부부가  아니다' 주장에 힘을 싣는다.


즉 그림 속의 아르놀피니 부부는 결혼식의 부부가 아니라 모피 산업으로 부와 명예를 가진 부부다.


화려하게 치장한 침실을 먼저 보자.

이 당시 침실은 지금처럼 개인 공간이 아닌 부를 과시할 수 있는 방문객을 맞이하는 오픈된 장소였다.


왼쪽 창가 넘어 보면 빨간 열매가 보인다. 열매를 보면 따뜻한 날씨인데, 이들이 입고 있는 옷은 화려한 모피코트와 이 당시 유행하던 볼록하게 치장한 복장이다.  그림 속의 여인은 임신이 아니다. 손을 자세히 살펴보면 둥근 배에 올린 것이 아닌, 값비싼 천으로 두른 옷을 감싸고 있다. 이 당시 부의 상징으로 값 비싼 천을 여러 겹 겹쳐 입고 있는 게 유행이었다. 그림 속 여인은 여러 겹의 비싼 옷감을 두루 말아 안감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당시 값비싸고 귀한 과일이었던 오렌지가 서랍 위에 마구 놓여있다. 1400년대에 벨기에서 구하기 힘들었던 오렌지를 먹을 만큼 부유한 상인이었다.


그리고 부유층의 소유물이었던 창문 위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바닥에 보이는 값비싼 카펫 또한 이들이 얼마나 부유했는지 뒷받침해주고 있다.




논란이 되는 이 그림은 내셔널 갤러리의 보물 중 하나이다. 어쨌든 이 그림을 놓치지 말자.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런던 내셔널 갤러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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