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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황규 Hubert Mar 09. 2021

7장. 애자일팀의 탄생#7

#7-7 애자일팀의 탄생

#7-7 애자일팀의 탄생 


어렵게 스폰서십을 얻고 샌프란시스코에서 4개월 동안 했던 일은 협업에 참여한 이들에게 매우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 


개발하고 토론하고 고민하며 함께 성장했다. 일을 통해 성장한다는 느낌은 정말 즐거운 것이었다. 동시에 커다란 사명 같은 것을 느꼈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즐거움을 우리만 겪은 일회성 이벤트로 남기기 원하지 않았다. 때문에 늘 한국으로 돌아가 어떻게 이를 전파할지를 고민했다. 이는 혼란스러우면서 기대되는 일이었다. 


조직에 돌아와 전파가 가능하도록 하려면, 먼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계속해서 알리기 위한 글을 매주 썼다. 우리가 쓴 글을  우리가 작업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협업과 관련된 모든 팀의 이해관계자들에게 화요일마다 메일을 보냈다. 매주 수행할 일과 앞으로의 할 일 그리고 느낀 점에 대해 적었다. 사진도 많이 찍어 현장감을 높였다. 당시 이 메일을 한글과 영문 두 가지 버전으로 경영진을 포함한 회사 내 많은 분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본사에서 샌프란시스코 주변으로 출장을 오는 이들이 있을 경우 그들에게 먼저 연락하고 우리가 일하는 사무실에 초대하여, 현재 일하는 방법과 이전과의 차이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만들어진 제품을 통한 증명으로, 이번에는 필요한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설득했다. 의사결정권을 가진 경영진이 출장 오는 경우가 있을 때면 더욱 중요하게 그 임원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 가능하면 그들의 출장지에 반드시 우리가 프로젝트하는 곳을 포함시켜달라고 출장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설득했다. 우리는 그들과 이야기하며,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방법을 혁신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고, 지금 현재 우리가 수행하는 모습이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 말했다.


본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우리의 복귀와 별개로, 일하는 방법의 변화를 열망하고 있었다. 그들은 사내에서 처음으로 개발자 대토론회라는 것이 열었다. 450명이 인원 제한인 강의장에 거의 550명 정도가 이 토론회를 위해 모였다. 심지어 자리가 없는 직원 같은 경우는 계단에 앉거나 서 있었다. 


훌륭한 진행자의 도움으로 모든 참석자가 스케치북 크기의 종이에 회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바람을 적었고, 그리고 이 대토론회는 사내 전임직원에게 생중계되었다. 


이때 모아진 의견은 그대로 경영진에게 전달되었다. 경영진 또한 변화와 혁신의 모멘텀을 갖기를 원했다. 이러한 경영진의 의지 또한 반영되어,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인사, 재무, 영업, 품질, 보안, 지원 등 다양한 측면의 액션 아이템이 만들어졌다. 개발환경과 프로세스 관련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 액션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애자일팀의 구성이었다. 개발 문화를 개선하려면, 그것의 표본이 되는 팀이 있어야 했다. 인력 구성은 기본적으로 애자일팀은 P사와 협업하고 돌아온 6명의 인력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스스로 애자일을 해오던 다른 팀의 인력들로 함께 포함되었다. 


그 후에 과거 T사와의 교육에 참여했던 인력들, 다양한 방법으로 현장에서 애자일을 적용해보려고 현장에서 노력해 왔던 인력들 등등이 모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애자일 전환에 대한 전략 또한 준비했다. 금번에는 이렇게 만든 전문가들로 이룬 팀을 중심으로 회사 전체의 일하는 방법의 전환을 고민했다.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아, '09년에 경험한 사업부 별 대표 애자일 챔피언을 두는 방법과 '13년 T사와의 교육 경험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고려했다. 


이 전문가 집단은 잠시 동안은 다른 조직과 매우 다른 형태의 문화를 가진 곳이 될 것이나, 조금씩 다른 팀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조직도 함께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 생각했다. 

[팀 중심 애자일 전환]

 동시에 전사적으로는 이 책의 4장에서 언급한 아메드 시드키가 이야기 한 5가지 측면에서 동시에 접근했다. 리더십, 전략, 조직구조, 프로세스, 그리고 임직원 측면에서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이 전문가 집단이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형태로 팀을 변화시켰다. 이 변화는 애자일 전문가 집단뿐만이 아니라 인사, 품질, 혁신, 개발 조직들도 함께 노력했다. 

[문화를 변화시키는 전환 방식 - 아메드 시드키]

이 변화의 핵심이 될 전문가 조직은 문화, 기법, 시스템적으로 달리 접근했다. 이를 한 개씩 풀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문화

먼저 일하는 환경을 P사와 비슷한 형태로 구성했다. 짝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과 짝을 위한 머신을 구했다. 모든 파티션을 없애고 쉽게 대화를 할 수 있는 형태로 사무실을 꾸몄다. 10명 정도의 한 팀당 화이트보드를 하나씩 구매했다. 혁신을 위한 연구조직이 만들어졌다.  


15명이 3개 팀으로 나뉘었다. 최초 P사와의 협업을 한 5명(기획자 1, 디자이너 1, 개발자 3)이 T사 교육에 참여했던 인력들과 그동안 애자일을 해오던 인력들과 짝으로 실제 제품을 만들었다. 만드는 제품은 주로 안드로이드 모바일앱이었다. 그렇게 10명을 만들고 인력을 조금씩 불려 나갔다. 15명의 인력이 되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우리는 이들을 팀 1, 팀 2, 팀 3이라고 불렀다. 향후에는 이 구분이 의미가 없어졌다. 


이 즈음에는 모두가 함께 금요일마다 회고를 했는데 한 번은 이 팀의 정체성에 대해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우리 스스로의 이름을 짓는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합의를 이뤘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그러던 중 개발자 한 명이 우리 스스로를 ACT라고 부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다. 그동안 문서와 프로세스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여왔는데, 우리는 실제 소프트웨어를 손으로 만들면서 증명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일하는 방식을 전파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미였다. 우리 스스로 애자일 핵심 역량을 지닌 팀이라는 의미로 애자일 코어 팀(Agile Core Team)이라 부르고 약어로 ACT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Agile Core Team CI]

그리고 디자이너들의 노력으로 우리 팀을 나타낼 수 있는 CI도 만들었다. 로고의 삼각형은 팀을 구성하는 멤버들을 의미하는데, 다양한 백그라운드에서 온 사람들이 의미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팀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 또한 15명이 함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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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ACT이고 우리는 스스로를 믿는다. 애자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더 배우고, 더 나아지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의 더 나은 IT 생태계를 만든다.”  

우리는 애자일 문화 확산을 리딩 한다.   

우리는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든다.   

우리는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한다.   

우리는 누구나  함께 하고 싶은 팀을 함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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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ACT팀의 회고]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드는 조직들과 2~3개월 단위로 프로젝트 협업을 수행하면서, 개발이 필요한 팀과 짝으로 일하고, ACT 내부의 인력도 점차 불려 나갔다. 또한 팀 전체가 지켜야 하는 Code of Conduct 도 만들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8시간을 집중해서 일한다. (점심시간은 1시간)": 초창기 구성된 인원 중 과거 SI 구축형 사업을 하면서 지나친 야근을 많이 하면서, 일하는 템포를 천천히 가져가는 것이 익숙해진 일부 인원이 있었다. 스스로 다독이면서 회사와 약속한 8시간 동안 집중해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의지를 서로 의논하며 정했다. 또한 누구도 야근을 강요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팀원들을 부를 때 닉네임을 쓰고 ‘님’ 자를 붙이지 않는다": 일을 할 때 제품을 기반으로 직급이나 나이보다 전문성이 우선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었다.     

"우리는 늘 학습하고 배우고 공유한다: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엔지니어로서 늘 배우고 공유하는 문화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항시 한다" 우리는 겉모습보다 본질에 충실한 질문을 늘 해야 한다고 의견을 나눴다. 


* 기법

‘수파리’라는 말이 있다. 이는 불교 용어에서 건너와 무도 수행의 단계를 표현하는 말로 정착되었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약속이 있어 인천공항에 자가운전을 하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보자.

초행길이라면 여러분은 아마도, 아마도 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지도를 보거나 내비게이션을 그대로 따라갈 것이다. 당신은 거의 다른 것을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신에, 그대로 내비게이션이 가르쳐주는 대로 운전하게 될 것이다. 이런 단계를 ‘수(守)’라고 한다. 배우는 그대로 행하는 단계이다. 무도에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정해진 원칙과 기본을 충실하게 몸에 익히는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파(破)’이다. 당신은 이제 여러 차례 공항에 운전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늘 다니던 길을 다녀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이다. 그런데 늘 잘 다니던 길에 갑자기 생겨난 교통체증이 극심하다. 당신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늘 다녔던 길을 다니면 약속시간에 늦을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아마도 당신은 가야 할 방향은 어느 정도 감으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2~3개의 루트를 시험해 볼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 알던 루트와 다르지만 상황에 따라 판단하여 더 빨리 가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파(破)’는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틀을 깨고 자신의 개성과 능력에 의존하여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해 가는 단계이다. 그렇지만 이 시기의 수련은 다분히 의식적이고 계획적이고 작위적인 수준에 행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 단계는 ‘리(離)’이다. 인천공항을 늘 다니다 보니, 당신은 공항이 어느 쪽에 위치해있는지 감으로 알고 있다. 이때부터는 어느 길이건 선택할 수 있다. 심지어 처음 접하는 골목에 들어가더라도, 불안하지 않다. 이 길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공항에 갈 수 있다고 당신은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치 집안에서 화장실에 갈 때 화장실이 집의 어디에 위치해 있으니 이제부터 가야지 라고 생각하지 않고, 대신이 무의식적으로 몸이 먼저 그 방향으로 가는 상태를 ‘리(離)’라고 한다. 이는 파의 연속선상에 있지만, 그 수행이 무의식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단계로 질적 비약을 이룬 상태이다. 자신도 모르게 ‘파(破)’를 행하되, 모든 면에서 법을 잃지 않고,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 경지에 이름을 뜻한다. 수련의 최후 단계이다. 

[수파리]

ACT 팀의 초기 기법을 정의할 때는 수파리의 원칙을 그대로 따랐다. 최초에는 기본적으로 P사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려고 했다. 한국형으로 일하는 방법을 개선하려면, P사의 방식에 익숙해진 후에 회사의 프로세스를 조금씩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우리는 다음의 4가지 기법을 원칙으로 세웠다.   


사용자 중심으로 개발한다: 사용자의 니드와 상황에 맞추어 사용자 중심으로 사고하며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짧은 개발 주기로 일한다: 짧은 개발 주기의 반복적 개발을 통해 작업 효율도 및 제품 완성도를 향상한다.   

짝으로 일한다: 각 역할자 별로 두 명이 한 팀을 이루어 짝으로 일하고 공동 작업한다.   

홀팀으로 일한다: 팀 내 개개인의 품질과 성공에 동등한 책임을 가진다.   

[ACT의 4가지 애자일 핵심기법]

이 기법을 중심으로 분기에 한 번씩 기법을 정제하는 과정을 거쳤다. 실험해보고 개선하고 또 실험해보고 개선하는 형태로 일하는 기법을 바꿨다. 


역할자들 또한 최초에는 P사와 동일하게 구성했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3가지의 역할의 팀원으로 구성되며 불필요한 레이어를 최소화하여 팀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하며,  모든 역할자가 전 단계에 함께 같은 공간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ACT의 3가지 역할자]


* 시스템 


ACT팀은 우선 타 조직과 적극적으로 협업했다. 기본적으로 3개월 정도로 MVP나 제품을 만드는 것을 통해 타 조직을 애자일 전환하고 향후 그 일을 계속할 수 있게 지원하는 형태로 일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높이면서, 짝으로 일하는 상대를 가르치는 일도 함께 진행했다. 


협업을 할 때 몇 가지 전제조건을 두었는데, 협업 때마다 이 전제조건을 전체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들이 많았으나 팀 전체가 필요한 권한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다음의 조건을 가져갔다.  이 조건들을 기반으로 작은 팀 중심으로 일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다.   


함께 위치한 작은 팀(15명 이하)    

우선순위, 기술 스택,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팀   

독립된 소스 레파지터리와 데이터베이스 활용할 수 있는 팀   

1명의 프로덕트 오너가 제품의 기능을   

동작하는 소프트웨어가 진척의 기준이 되는 팀   

테스트를 스킵하지 않는 지속적인 통합을 수행하는 팀   

[확장된 ACT 팀]

위 전제조건을 통해 하려던 것은 작은 팀이 제품에 대해 오너십을 느끼며 품질을 지키며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또한 제품을 만들 때 과정에 관련된 지표도 다르게 가져갔다. 이 지표는 지표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일하는 방법을 지키기 위한 보조재였다.   

리드타임   

지속적 인통합 실패 후 리커버리 타임   

테스트 커 버러지

위의 전제조건과 측정 지표를 측정하며 ACT는 여러 개발팀들과 협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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