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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즈 Oct 29. 2020

코이카에 다녀서 좋은 점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면서 코이카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은 해외생활과 한국 국내 생활을 번갈아 가며 할 수 있는 것이다.


국제기구 다니는 분들은 한국에서 근무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계속 해외에서만 사는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은 적이 있다. 


코이카에서는 국내 근무 2~3년, 해외근무 2~3년, 국내 근무 2~3년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할 수 있다.

해외에 잠깐 다녀가는 게 아니라, 2~3년을 근무하면 해외생활이 지겨워 진다. 


처음에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삶에 적응해 가는 것이 힘들면서도 재미있다. 

그러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한국이 그리워진다. 


어딜 가든 시선이 집중되는 외국인으로서의 삶도 점점 피곤해진다. 

완전한 익명성, 아무도 나에게 신경쓰지 않고, 나도 남을 신경쓰지 않는 익명성이 그리워진다. 


싸고 맛있는 한국음식, 한국 음악, 공연, 놀이공원, 친구들, 치맥, 지글지글 삼겹살집 등 해외에서 즐기기 어려운 것들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게 된다. 마치 군대에서 제대 날짜를 기다리는 것처럼.


임기가 끝나고 한국에 돌아오면 한국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인천 공항에 발을 내리는 순간부터 '좋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공항이 너무 좋다. 냄새도 안나고 불쾌하게 달라붙어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없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인종의 한국 사람이다. 편안하다. 

공항버스를 타고 오면서 보이는 창밖 풍경은 또 왜이렇게 좋지? 도로는 왜이렇게 덜컹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차가 달리는 거지? 창밖 풍경으로 보이는 인천대교, 송도의 높은 아파트들과 빌딩들. 

다 좋다. 


한국에 돌아와서 분당 어느 곳에 갔다가 배가 고파 가족들과 아무 돈까스집에 들어가서 6천원짜리 돈까쓰를 먹었다. 아비장에서 내가 사랑했던 돈까쓰는 한국돈 2만원이었다. 

가격은 3배 차이가 났고, 맛은 2배 차이가 났다. 튀김이 너무 바삭했고 고기는 부드러우면서 식감이 좋았고 맛있었다. 나는 아프리카에서 한국보다 가격과 맛에서 6배 정도 차이가 나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회사를 다니면 다시 해외 생활이 그립다. 

빡빡하고 모든게 번쩍번쩍 순식간에 일어나고 지나가는 한국에서의 삶을 꽤 사람을 지치게 한다. 

먹는 것도, 걷는 것도, 동네 식당이 문을 닫고 문을 여는 것도 참 빠르고 

회사에서 정신없이 날아드는 일도 지친다. 


다시 해외로 가고 싶다. 

그러면 다시 지원해서 갈 수 있다. 


그게 코이카의 굉장히 좋은 점이다. 


그렇게 국내에서는 해외를 동경하고, 해외에서는 국내를 그리워하면서 살다가 인생이 지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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