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동안’이십니까?

by 휴찬

‘동안’의 세상이다. 너도 나도 나이보다 어려 보이기 위해 애쓴다. 젊은 취향의 옷을 입어보기도 하고, 헤어스타일을 바꿔 보기도 한다. 노화를 방지해 준다는 비싼 화장품도 사고 틈틈이 운동도 한다. 여유가 있으면 피부과에서 안티에이징 시술도 받고, 효과만 있다면 성형수술도 마다하지 않는다.


업무상 미팅이든, 친목 모임이든, 서로 ‘동안’이라고 칭찬하는 광경은 이제 일상적이다. 최근 몇 년간 만난 사람들의 90% 이상이 스스로 동안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평균적으로 다들 나이보다 어려 보이니, 상대적으로는 이제 제 나이로 보이게 된 셈이 아닐까?


여하튼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을 노안으로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중엔 정말 나이보다 전혀 어려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그들은 피부가 매끈하고 주름살이 별로 없다는 이유로 동안이라는 자부심에 차 있었다. 일면만 보면 맞는 말이다. 분명히 피부결은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동안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표정’이 늙었기 때문이다. 세속에 찌든 탁한 눈빛, 가식이 빚어낸 어색한 미소, 계산된 문어체 말투 등등.


‘진짜 동안’이란 피부가 곱고 주름이 없어서가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소년 같은 표정을 간직한 이들이 있다. 주름지고 거친 피부에 머리도 하얗게 셌지만, 표정만은 순수함을 잃지 않은 사람들. 그들은 여전히 눈빛이 반짝이고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계산적이지 않은 화법으로 말한다. 그런 사람과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면 진정한 동안으로 각인된다. 그의 나이를 잊게 된다. 비록 외모는 늙었어도 영혼이 늙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년 같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자기자신을 지키며 살아왔다는 반증이다. 때가 묻어도 털털 털어낼 줄 아는 사람이다.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을 향유할 줄 알기에 남들이 늙어간 세월 안에서 최대한의 자기자신을 보존한 것이다. 반대로 자신을 돌보지 않는 자는 세상의 시선을 의식하며 따라간다. 때가 묻으면 재빨리 자기자신을 포기하고 타인의 시간에 합류한다. 자기가 누구인지 잊기 시작하면서 본래의 표정도 점점 희미해진다.


살아온 흔적보다 더 강력한 성형수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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