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26. 사진을 정리하다가

지금에 집중하기 위하여

by 채영신


더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더 강해진다.

'해야 할'일이 너무 많다 보니, 자동적으로 할 일이 있는 순간에 몰입도가 떨어짐을 느끼고

더불어 하고 싶은 일에 할애할 시간이 적어짐을 느낀다.


정리와 청소도 그중 하나이다.

나는 청소되지 않은 환경에서 있는 것을 못하겠다.

지저분한 환경에서는 어떤 것도 못하겠다.


그래서 늘 살림이 더 단순했으면 좋겠고,

나의 모바일 환경 또한 단순했으면 한다.

수시로 지우고, 버리고 정돈하지만

일상의 물건과 정보는 나의 속도를 앞도 하고 늘어난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물건은 늘어나더라!


매일 이런 것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처리할지를 고민하고,

그런 과정에서 나의 미니멀라이프의 방향이 생겨나고 있다.

늘 정돈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 아닌 압박하에 살고 있는데

일상의 일정가운데 앞으로 살아갈 날 만큼 살아온 나를 정리하고 4인가족의 일상도 정리하고자 하면

하루가 바쁘다.

아니, 종일 정리생각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건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님이 분명하다.

나는 지금의 일상에 집중하고 싶고

더불어 지금의 나를 더 면밀하게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정리를 하는 것이지

정리를 위한 정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방도가 필요하다.

자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일단 지금과 관계되지 않은 모든 것은 상자 속으로 넣어야겠다.

온라인 정보든 오프라인 정보든 한 곳에 모으고 지금의 일상에 집중하는 일만 해도......

성공이다!


실제 하는 물건들은 그래도 치우기 쉬운 편이다.

문제는 보이지 않는 파일들과의 싸움이다.

실체가 없이 번호로만, 파일명으로만 존재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일은 녹녹지 않다.

나는 일단 클라우드에 올린 사진들의 용량을 늘려가기보다,

가지고 있는 외장하드로 모두 옮기고

과거 순부터 지워가며 온라인 공간의 숨통을 트여주려 하고 있다.


이것도 저것도(온라인도 오프라인도)

언젠가 시간이 많아지고 심심한 날들에 하나씩 곱씹어가며 치우면 되겠다.

혹은 내가 깃털처럼 사라지는 어느 날 저 박스채 나를 태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