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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영신 Jul 22. 2023

여름방학일기#2. 쫜득쫜득,촵촵,댕댕? 슬라임의 세계

방학 첫날의 잉여로움

"여보세요, 사장님! 안녕하세요? 일찍이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혹시 오늘부터 아이들이 방학인데 오픈시간이 당겨질까요?"


나의 얼굴빛은 더 이상 빨개질 수는 없었다.


어제저녁 찐하게 방학기념파티를 마무리하며 아이가 엄마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틈으로 들어왔다.

"엄마 혹시 내일 되면 oo이랑 슬라임 카페 가도 돼?"

"아 내일 봐서 시간 맞으면 가볼까?"

"우와~! oo아 우리 내일 11시에 놀이터에서 만나자! 바로 슬라임카페 가자! 일어나자마자 전화해. 알았지?"

"응! 오예!"


빠. 바. 바. 밤......


엄마가 실수했다. 안될 것 같다고부터 하고 내일 진짜 되면 가야 하는 건데.

흠......


밤 11시가 넘도록 방학의 기대감과 흥분감으로 잠 못 들던 아이는 다음 날 방학이 자유를 더 길게 느끼고 싶은 건지 슬라임카페가 24시간 편의점이라도 되는 것이라 생각한 건지 7시경 일어나서는 슬라임카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보통 방학에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날 오전시간을 이용해서  다녀왔던지라 있다 열 시쯤 가자 하고서는 '몇 시에 열지?'생각하며 네이버 검색을 했는데


두둥!


[oo슬라임카페]

[영업 전 13:00 오픈]


우리 집도 그렇고 친구네 집도 그렇고 오늘 1시 이후에 스케줄들이 있어 11시쯤 가기로 했는데

'그 이후에 시간을 맞추자니 보통일이 아닐 것 같은데......'

'아이들이 늦어지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조르진 않을까?'

'혹시 사장님께서 오늘부터 옆 초등학교 방학인 것을 모르셨을까?'

피곤해질 나의 하루가 걱정되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고민을 하다 10시쯤 가게로 전화를 드렸다.

아이에게 가게가 아직 오픈하지 않았으면 들려주고 어쩔 수 없지만 정면돌파로 설득을 해야 했다.

번호를 누르고 스피커 폰을 켰다.


뚜~뚜~뚜~뚜

"네, 여보세요!"


사장님이 받으셨다.

휴대폰과 연결을 해두셨나 보다.


나는 한 3초 정도 사장님께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까 고민했다.


"여보세요, 사장님! 안녕하세요? 일찍이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혹시 오늘부터 아이들이 방학인데 오픈시간이 당겨질까요?"


이게 질문인지 열어달라고 조르는 건지 나 조차도 헷갈렸는데,

사장님은 흔쾌히! "11시까지 오세요! "하신다.



아주 상큼한 방학의 시작이야!


촥촥촥촥

쫜득쫜득

쇽쇽쇽쇽

콕콕

댕댕


바풍(바닥풍선이라 불리는 슬라임으로 바람 넣기)되는 슬라임이냐! 촉감이 좋은 슬라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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