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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영신 Jan 01. 2024

일상에세이#11.2024년 숨 쉬고 싶어 글을 쓰련다.

일월일일월요일이라니.

나에게 글쓰기는 산소통 같은 존재이다.

매일 숨을 쉬고 있지만 숨이 막힌다.

말은 하고 있지만 헛헛하다.


전업주부인 탓에 취향을 밝히거나 혹은 생각을 전개할 기회는커녕 성인들과의 대화다운 대화를 하는 일이 매우 드물다.

남편과 꽤 많은 대화를 하는 편이고 주변에 함께 나의 고민을 나누어주는 친구들이 있지만 누군가의 엄마나 부인처럼 생활인으로서의 내가 아닌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하나인 나로 자리에 서는 일은 줄었다. 아니! 아예 없어졌다는 것이 더 맞다. 너의 선택이지 않았냐는 누군가의 말에 나는 쉽게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나의 혼란의 이십 대를 누군가에게 뒤집어 까 버릴 생각도 없고 나 스스로도 이런 선택이 최선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답하지 못한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위인전에서는 용서하지 못할 표현이겠지만 나 자신에 대한 ‘그냥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나에게 글쓰기는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매일 나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몸에 뭉치는데 없도록 스트레칭해 주듯 글을 적어 내려가야겠다.


그러기에 2024년은 백 점짜리 1월 1일이다.

새해가 월요일이라니 말이다.


이런 새해는 정말 너무 아깝다.

뭐랄까? 갓난아기가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안타깝듯

새해는 잘 못 한 것 없이 완벽한데 흰 도화지에 채워내는 나의 하루하루가 만점에서 1 점식 깎아 내려가는 기분이랄까?


이 완벽한 새해의 시작은 나의 마음가짐부터 돌아보고자 한다.

완벽한 새해의 날짜와 완벽한 하루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빡빡함이 아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로움 말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 외출로 지치기보다 나 혼자의 시간을 사랑해 보려 한다.

아이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 주고자 화내고 잔소리하기보다는 아이들의 시간을 기다려 보고 싶다.

요리를 많이 하는 것 더 맛있는 음식, 더 완벽한 음식을 찾는 것보다 적당히 건강한 자연식품을 위주로 구성한 식단을 ‘먹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집을 꾸미기보다는 비워내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그리고 그렇게 비워낸 마음의 자리에 나의 글과 다른 이의 글들로 채워보고자 한다.


잘해보자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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