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사람에 대해서 생각할 때가 많아지는 요즘이다. 과연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는 건 무엇일까?
여기 인간에서 실격되었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그 곳에서 요조는 마약, 술, 여자에 취해 삶을 살아간다. 분명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삶의 구렁텅이로 빠져버린 경위를 책을 읽으며 따라가 보자.
1. 배고픔을 모르는 아이, 요조
발명이란 결핍에서 시작된다. 사람은 언제나 현재의 부족함을 알고 이를 해결하기위해 무언가를 생각한다. 통신의 발달이 전쟁 이후에 급격한 발달을 이룩한 것들 또한 같은 맥락이다.
그런 점에서 요조의 시작은 불행했다고 보는 게 맞을 거다. 그는 부족함이라거나 부족함이 없는 삶을 살아왔다. 집은 부유했고, 배고픔은 선천적으로 느끼지 못했다. 거기다 눈치는 빨라서 주위 사람들의 작은 감정변화까지도 잘 캐치하곤 했다. 요조는 어릴적 민감한 기질 때문에 언제나 자기 자신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행동했다. 학교가 끝난 후에 배가 고프자 않아도 배가 고프다고 하는가 하면, 도쿄에 출장 갔다 오는 아버지의 선물 역시도 자기가 아니라 아버지에 기분을 맞추고 위해 선택하곤했다.
요조에게 감정이란 처음부터 감춰야하는 무언가 였을거다. 자기를 감춰야 하는 존재에게 진심아란 있을 수 없다. 진심이 없는 존재에겐 거짓만이 가득 할거고, 이는 결국 텅 빈 수레와 같이 겉만 요란하지 실리는 없는 주장만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요조의 어린 시절은 결국 거짓에서 시작해 거짓아로만 가득 찬 빈 수레 같은 삶이 었을 거다.
2. 새로운 것들이 밀려 들어온다.
책은 총 3부로 나눠진다. 그 중 1부는 앞서 말한 어린 시절을 주로 다루었다면 2부는 학창시절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는 특별히 공부를 하자 않아도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더군다나 시골에서 자라왔던 요조는 중학생 이후에는 조금 더 먼 도시로 나가서 살게 되었다. 그곳에서 요조의 삶은 지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자기의 익살을 꿰뚫어 보는 친구를 만난거다. 요조는 그 친구의 등장에 처음에는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곧 이 친구와 친해져서 자기의 익살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게 하지 못하게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결국 그 친구를 자기 집으로 초대하기에 이르고, 그에게서 한 마디 예언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요조는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아"
요조의 매력때문인지 친구의 예언 때문인지 그 이후 정말 요조의 주위에는 여자들이 끊이지 않게 된다. 요조는 이런 상황이 좋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특유의 익살과 상대를 기쁘게 해야한다는 성정때문에 주위 여자들에게 잘 대해주고, 결국 몇몇 여자들하고 관계를 맺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요조의 변화를 앞 당긴건 동창생인 호시키였다. 그는 요조에게 더 많은 새로운 것들을 전해준다. 술, 여자, 좌익사상...
많은 새로운 것들은 요조로 하여금 현실을 도피할 수 있는 피안소가 되었다. 그 중 요조가 증말 빠진 한 가지는 그림이었다. 기존의 일빈화와 다른 시양화는 요조에게 하여금 많은 문화적 충격을 주었다. 그래서일까 유부녀와 자살 시도 후 자기 혼자 살아남았을 때, 그는 그림을 그리고자 자기에게 도움의 손을 내민 넙치에게서 도망을 치고 만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치명타를 준 것은 바로 마약이다. 근데 마약을 하게 되는 시점이 재미있다.
아내가 강간 당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요조는 알콜 중독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알콜 중독에 벗어나기 위해 찾은 약국에서 마약을 추천 받는다. 요조에게 마약을 추천해준 약국부인의 말이 일픔이다.
"적어도 술 냄새는 안 날거 아니에요?"
3. 첫 장에 모든 것을 암시하는 소설
이 소설의 첫 문장은 "난 그를 세번 정도 본 적이 있다"이다. 그리고는 사진 세 장을 설명해준다. 그런데 그 사진을 자세히 바라보면 이 소설의 흐름과 동일하게 흘러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익살로 점철되었던 어린 시절. 인기 많고 유혹도 많았던 고등학교 학창시절. 그리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20대 후반.
정말 충격적인 것은 마지막 사진의 20대 후반이지만 완전히 인생의 노년을 지난 모습이라는 거다. 사람이 그런 상실감을 가지려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아야할까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장면이다.
전체적인 총평
세계대전 이후 일본인들의 마음을 대변했다고 알려진 작품이 바로 '인간실격'이다. 하지만 내가 읽기는 세계대전 이후의 허무함보다. 작가 다자이 오사무 자체의 무기력함과 세대에 한계에 부딪힌 일종의 자서전 같은 느낌이었다. 인간의 타락은 목표가 없으며 어느 순간 획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