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안다는 건 뭘까?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by 휴레스트

내가 누군가를 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 사람의 어디까지를 알고 있어야하는 걸까? 그리고 정작 내가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이 몇%의 진심일까?


제인 오스틴이 쓴 '오만과 편견'은 책이 출판되고 20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녀가 책을 통해 적어놓은 진실은 지극히 평범하다. 어떤 남자가 오고 그 사람의 행동을 오해하며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절하하는 것. 하지만 그 모든 것의 시초는 오해에서 시작되었고, 그것이 한 사람을 오만한 자라는 편견으로 보게 만들었다는 것.



1. 판단의 기준


이 책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이 쓰여진 배경에 대한 이해도 필요할 듯하다. 대략적으로 여권이라는 말이 채 형성되기 이전의 시대. 당시 여성들은 돈 많고 전통있는 가문에 시집 가는 것이 최고의 영광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책의 말머리에서도 그 당시의 사람들의 인식을 잘 엿볼 수 있다.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요즘 사회와는 다른 사고 방식으로 남자에게도 아내는 하나의 부유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또한 재산이나 가문의 상속 역시 남자들 위주로 돌아가곤 했다. 그러다보니 베넷 집안처럼 여자만 5명 있는 집안은 그 자식들에게 재산을 남겨주지 못하고 사촌인 콜린스에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혼은 어쩌면 한 집안에서 재산을 유지하는 것과 동시에 재산을 불리는 가족적인 사업이나 다름 없었을 거다. 등장인물들이 사람들을 판단할 때 쓰는 어휘들을 살펴봐도 우선적으로 그 사람의 재산을 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당시에 재산이나 지위를 먼저 보는 것은 당연한 일상의 모습이었을 거다.


엘리자베스 베넷은 그런 당시의 관습에서 보았을 때, 상당히 열린 사고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녀는 그 사람의 재산보다는 인간의 됨됨이를 더 중요하게 여겼으며, 예의나 사람의 신의를 더 중점적으로 살피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처음 빙리가 이사를 왔을 때도 크게 호들갑 떨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빙리의 파티에서 본 디아시의 태도를 몹시 안 좋게 생각했다. 남자들의 숫자가 적은 파티였음에도 춤추기를 거부해 여러 여성들을 불편하게 했으면 자기가 옆에 있는지도 모르고 자기의 외모를 평가절하해 버린 거다. 거기에더해서 위콘이라는 장교의 등장은 그녀로 하여금 디아시에 대한 오해를 증폭시킨다. 이제 그녀는 디아시의 말토시 하나부터 행동 하나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 이미 그녀의 맘 속에 디아시라는 존재는다란 가시가 되어 버린거다.



2. 인식의 변화


엘리자베스 베넷의 디아시에 대한 확신이 그렇게 공고하게 성립된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말한 바대로 절제된 인간 관계 때문이 아닐까한다. 소설 속에서도 언급되지만 엘리자베스 베넷이 자란 이 동네는 집이 20채가 겨우 넘는 작은 동네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매번 모여 이야기로써 화잿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수다의 장점은 서로가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거지만 단점은 헛소문을 만들기도 좋다는 거다. 그래서아시에 대한 엘리자베스의 인식도 대부분이 사람들의 카더라 통신이 많고, 그 중에서도 그녀가 봤던 일부 사람 관계를 불편해하는 모습이 그런 잘못된 편견을 가속시켰다.


실체 없는 소문은 사람들 속 마음의 벽을 쌓기는 쉽지만 허물어지기도 쉽다. 디아시에 대한 엘리자베스의 마음처럼.


어느날 갑자기 자기에게 고백하러 온 디아시를 보고 엘리자베스는 당황한다. 그리고 디아시 역시 그녀가 자신에 대해 그런 오해를 하고 있었는지 처음 알게 된다. 그는 화가 난 채 돌아와 그녀에게 편지를 쓴다.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편지라기 보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기 위한 편지였다. 거기에는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식어구 보다는 자신의 입장과 사실에 대한 팩트로 촘촘했다. 그 편지를 읽으면서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잘못 알고 있었음을 발견한다.

그녀가 자신의 편견을 알게 되는 장면


3. 누구의 오만과 누구의 편견일까?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나 역시 하나의 편견을 가지게 되었다. 디아시는 오만했고, 엘리자베스는 편견에 사로 잡혔다. 그러나 최근에 다시 읽은 이 책은 그렇게 확실한 선이 없었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을거라는 오만한 생각으로 디아시를 편견에 사로잡혀 봤으며, 디아시 또한 그녀가 자신의 청혼을 거부하지 않을거란 오만한 생각으로 자신이 그녀의 언니인 제인을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 봤다. (디아시가 방리에게 엘리자베스의 언니인 제인이 빙리를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며 설득했다.)


결국 누구나 어느 부분에서는 오만했고, 다른 사람을 편견으로 바라 봤던 거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이야기지만 오히려 우리가 쉽게 착각하고 실수할 수 있는 작은 오해들로 이야길 풀어간다. 그런 오해는 세월이 지난다고 달라지지 않고, 결국 몇 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녀의 책은 우리들 손 안에서 읽히고 있는 거다.



전체적인 총평


이 책에 대해 하고픈 말들은 앞서 다 한 듯하다. 다만 사랑에 대한 고전이니만큼 때로는 답답한 모습도 보일테지만 가만히 대입해보면 지금의 우리의 풍토와 다르지 않음을 어느 순간 깊숙이 느끼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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