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 목요일
최근 들어 내 몸무게가 인생 최대치를 찍었다. 나름 활동량이 많고 살이 잘 찌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수덕 해보이는 얼굴과 접히는 뱃살에 충격을 먹어가고 있다.
며칠 전 한 달 보름 만에 다시금 클라임장을 찾았다. 나를 보더니 센터장님의 첫마디가 ‘너 살 많이 쪘구나’였다. 부정할 수가 없었다. 쭈뼛쭈뼛 머리를 긁으며 인정했다. 그리고 더욱 둔해진 몸을 보며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내가 선택한 다이어트는 운동이다. 다시금 코로나가 재확산되기 전의 활동량을 되찾는 것이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 나는 일주일에 2번 정도 클라임장을 가서 운동을 했다. 그런데 지금 몸 상태를 봐서는 똑같이 했다가는 현재 몸무게가 유지만 될 뿐 더 빠지진 않을 듯했다. 그래서 2가지를 더 추가했다.
첫 번째는 퇴근 시 활동량을 늘리는 거다. 우리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는 약 7km.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다. 이 거리를 퇴근 시 대중교통이 아닌 따릉이나 롱보드를 타는 거다. 그러면 약간이나마 유산소 운동을 볼 수 있을 거다.
두 번째는 식사량의 조절이다. 요 며칠 과식을 해서인지 배가 더부룩하고 무언가를 먹었을 때의 만족감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런데도 끼니가 되면 습관적으로 밥을 먹었다. 주위 사람들이 내 도시락을 보며 반찬은 적고 밥만 많다고 했다. 그래서 탄수화물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배가 고프지 않으면 뭔가를 먹지 않았다. 그런데 먹지 않았는데도 배고픔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3일이 지나간다. 물론 완벽하게 두 개의 원칙을 지킨 건 아니다. 친구가 보자고 하면 저녁과 야식, 그리고 맥주를 마셨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몸이 조금 가벼워진 듯하다. 그런데 더 시급한 문제는 줄어들지 않는 뱃살이다. 이 녀석은 정말 빼는 게 힘들어 보인다. 어쩔 수 없이 복근을 길러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단단한 감옥에 가두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예전에는 다이어트를 일절 신경 쓰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사람들이 ‘다이어트는 평생’이라는 말을 하는지 알듯하다. 평생 해야 하기에 더욱 아득해 보인다. 다이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