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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레스트 Oct 09. 2020

한글날

20.10.09 금요일

한글날이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마 한글이 있기 때문일 거다. 그렇지 않으면 한자나 영어, 혹은 일본어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글의 위대함은 이미 많이들 들어서 알고 있을 듯하다. 배우기가 쉬우며 음절로 기호를 적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소리를 문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등 다양하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으려고 했다. 그중 한 가지는 한글이 어떻게 저런 방식으로 신기해서였기도 하다. 그래서 내용보다는 글자 하나하나를 소리 내어 읽기에 더 빠져들기도 했다. 물론 이런 방식에 더 심취했다면 난 아마 글자연구소나 국립어학원이나 언어학을 공부하고 있었겠지만... 그 관심은 예상대로 오래가지 않았다. 다만 현재 받는 공부에 대한 압박감을 해방하는 하나의 통로로 단지 글자에 집중만 했을 뿐이다.


한글이 주는 가장 큰 강점은 사실 글자 하나하나에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조금 더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는 게 아닐까 한다. 가장 좋아하는 말 중에 사람은 언어가 가진 한계만큼 사고한다는 말이다. 내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숫자가 10이 한계라면 우리는 10 안에서만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이상의 영역은 내가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굳이 생각 자체를 안 하게 된다. 똑같다.


프랑스어를 하게 되면 훨씬 다양한 언어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그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한다. 무생물 하나하나에도 남자와 여자 성별을 가르며 말하는 프랑스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사물들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일 테니까. 그런 점에서 한글 이외에도 다른 언어를 배우고 싶지만.. 결국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것도 별 수 없는 거다. 천성이 게으른데 뭘 더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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