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에게는 엄청난 비행능력이 있다.
거미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라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날개도 없는 거미에게 ‘비행’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거미의 비행은 꽤 오래전부터 많은 과학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찰스 다윈의 항해기에는 바다 한가운데서 수천 마리의 붉은 거미가 배 위에 떨어져 내렸던 경험이 담겨있기도 한다. 거미는 4500m 상공에 몸을 띄워서 수백 km의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왜 우리는 거미가 비행한다는 사실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걸까? 일단 아래 영상을 보자.
독일 베를린 공대의 조문성 연구원은 거미가 이륙을 시도하는 과정이 몇 초 안에 일어나고 거미의 비행 실이 눈으로 관찰하기 힘들기 때문에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거미는 생존을 위해 알집에서 수백 마리의 새끼가 태어나거나, 어미가 먹이나 새 서식지를 찾을 때 비행한다. 단, 모든 거미가 비행을 하는 건 아니다.
거미 비행의 물리적 원리를 계산하기 위해, 독일 베를린 공대 연구진은 게거미를 풍동 실험실에 데려와 비행실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늘었던 비행 실의 두께는 200nm로 보통 우리가 보는 거미실 보다도 훨씬 가늘었다. 200nm는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의 약 1000분의 1 두께, 또 적혈구 지름의 150분의 1인 두께다.
조문성 연구원은 “거미는 날갯짓으로 비행하는 다른 곤충들과 달리 몇 미터로 긴 수십 가닥의 극미세 비행 실을 뿜어 비행하기 때문에 약한 상승기류에도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미 비행에 대한 미스터리는 완벽하게 풀리지 않았다. 최근 자연 전기장을 이용해 거미가 비행한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조문성 연구원은 이 미스터리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 있어 이번 연구는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거미 비행의 물리적 원리를 이해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정보들을 수집했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다른 과학자들과 이 시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베를린 공대 조문성 연구원의 논문 원문 정보:
*글/영상제작 : 윤인경(허프포스트코리아 뉴스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