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는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다'라는 뜻입니다
어쩌다 보니 마음이 비어 있는 날들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쌓여 있는데, 왜 하는지 이유가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예배의 은혜가 분명 있었는데, 돌아서면 금세 건조해지는 내 마음을 볼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공의를 신뢰하는데, 세상과 주변의 일들이 부조리하고 고통스럽게 읽힐 때가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공동체를 찾지 못하고, 여전히 마음이 표류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근 5년 만에 다시 크리스천 독서모임을 시작합니다. ‘하늘이음 독서모임’은 역량을 끌어올려 일의 스킬을 고도화하는 방법을 찾는 모임이 아닙니다. 고단한 하루 속에 방향을 찾고 싶은 그리스도인들이 잠시 멈춰 서서 숨 고르는 자리로 세워가는 작은 공동체입니다. 해서 기존 독서모임의 문법을 살짝 비틀어, 책을 끝내는 모임이 아니라 마음을 열어 두는 자리가 되려 합니다. 모임의 분위기는 설득하지 않고, 또 단정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요즘의 가난함을 말하고, 누군가는 작은 감사와 소망을 꺼내 보이며, 서로를 고치려 들지 않고, 서로를 품에 맡기는 모임을 지향합니다.
무엇보다 이 모임은 안전한 공간이 되려 합니다. 이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이 모임을 떠나지 않습니다. 서로의 어둠과 아픔과 상처를 구경거리가 아니라 기도의 제목으로 받습니다. 믿음의 연차, 교단, 직분이 서로 간의 높낮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고요. 여기에서는 ‘잘하는 신앙’보다 ‘정직한 신앙’을 더 귀하게 여깁니다.
그리스도인이라고 늘 완전할 수 없기에, 연약함 속에서도 함께 성숙해지기를, 성령께서 우리를 다시 강건하게 세우실 것을 기대합니다. 혹시 마음이 공허하고, 방향을 다시 세우고 싶고, 무엇보다 “함께”를 그리워하신다면, 꼭 오세요. 문은 조용히 열어 두겠습니다. 다만,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적정 회비를 두려 합니다(모임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도시 선교를 위한 마중물입니다). 2025년의 마지막을 함께 채우고, 2026년을 또 함께 세워가면 좋겠습니다.
내용 : 크리스천 독서모임(신앙서적과 일반서적을 병행하며, 복음의 토대 위에서 나눔)
모임 및 장소 : 강동구 천호역에 위치한 ‘바꾸는교회’에서 ‘격주 토요일 오전’ 오프라인으로 진행. 댓글이나 카톡(visionmate153)으로 신청하신 분에게 다음 주에 링크 보내드립니다.
리더 : 저는 장로교 합동 측 목사이며, 학부 전공은 국문과입니다. 젊음의 열정으로 세계 일주를 했었고, 기회가 되어 감사하게 여행책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육아대디 겸 강동구에 위치한 작은 교회 담임으로 사역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