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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아멘에 대해 우리의 삶도 진정 ‘아멘’하고 있는가

'아멘, 다음이 중요하다'

by 시크seek

[M_Book #4] '아멘, 다음이 중요하다' by 한홍


1. 눈물로 부르짖는 기도와 심령이 뜨거운 찬양, 말씀에 대한 깊은 사모함과 나를 아끼지 않는 봉사…. 참 많은 신앙의 결단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리스도인의 일상은 고단하기만 하다. 순간이 힘겨운 건 그런대로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방향이 보이지 않는 미래는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어 망연자실하게 한다. 때론 시퍼렇게 빛이 든 날 선 두려움이 된다. 모두가 하나님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하고 있는데 어째서 현실은 거대한 벽을 마주하고 있거나 심지어 진흙탕에서 허우적대는 것처럼 느껴질까?


2. 심리가 위축되고, 일상이 고통인 건 대개는 함께 하는 사람 때문이다. 정확히는 그 사람이 내뱉는 말 때문이다. 표정과 몸짓의 비언어적 표현까지 동반된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버티기 힘들 정도로 피폐한 심령에도 위로와 격려가 임할 때 극적으로 소생하게 되고, 자신감 넘치는 패기와 열정은 암약하는 시기와 비난 그리고 정치적 따돌림으로 인해 그 기세가 병든 닭처럼 시들해진다. 그러니 말이 가지고 있는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가. “아멘”은 주님의 뜻대로 될 것이라는 믿음의 고백이다. 그런데 이 ‘아멘’을 무력화시키는 그리스도인들도 적지 않다. 대개는 입으로 은혜를 망친다. 가정, 교회 그리고 회사 및 모든 관계의 행복과 평안은 입술에 파수꾼을 세우는가에서 정해진다.


3. 소위 ‘멘탈’이라 불리는 마음은 또 어떤가. 견고한 신앙의 뿌리를 내린 이는 흔들림이 적다. 인생의 어떠한 상황에도 하나님을 완전히 신뢰하며 말씀을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돈이나 명예, 권력, 섹스(성적 방탕) 등 어떤 것들이 눈앞에서 유혹해도 모든 초점이 하나님만을 향해 있다. 그러나 삶의 기준이 말씀을 떠나는 순간 그 인생은 비교와 허무에 시달리게 된다. 누군가 부동산으로, 주식으로 때론 사업으로 대박이 났다는 얘기에 급격하게 절제력을 잃게 된다. 남의 자녀가 서울대 혹은 의대에 합격했다는 말에 평정심을 잃게 된다. 이들도 분명 예배 시간에 ‘아멘’으로 화답했을 텐데 말이다. 성령이 다스리는 평강이 사라지고, 외로움이 걷잡을 수 없이 치밀어 오른다. 종국에는 불안에 영혼을 잠식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들이 “아멘”으로 고백한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는 빈 껍데기였던 것일까?


4.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관계에서나 인생의 가치, 삶의 태도에서도 우린 언제나 “아멘”으로 반응하며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따를 것을 다짐한다. 그런데 어쩐지 내 이웃의 어려움을 살피고, 정의를 세우며, 주와 함께 십자가를 지라는 말씀에는 “아멘”이 뜨겁게 침묵한다. 그러면서도 부와 건강에 관한 믿음이라면 입을 넓게 벌려 “아멘”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 교회의 현실이다. 문제는 이런 신앙과 삶의 괴리가 어디에서 나오느냐는 것이다. “아멘”으로 고백하면서도 “아멘”의 삶이 되지 못하는 교회와 백성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실까?


5. 한홍 목사의 <아멘, 다음이 중요하다>를 추천하는 이유다. 이 책은 하나님의 언약 가운데 살아가지만 여전히 마음이 어렵고, 표류하는 삶에게 던지는 신앙적 권면과 조언이 담겨 있다. 자기 중심성의 덫에 빠져 중심의 진실함을 잃은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적인 믿음과 행함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하며, 방향을 제시한다. 상황과 맥락을 무시하고 무턱대고 긍정의 힘을 가지라느니, 방언 혹은 통성 기도만 하면 모든 기도가 응답될 거라느니, 헌금과 헌신을 많이 할수록 주님이 재물과 건강의 축복을 주실 거라느니 하는 허무맹랑하고 거칫한 희망 고문이 없다. 곳곳에서 말씀이 이끌어 간다. 나를 일으켜 세우며,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는 주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스도의 겸손함을 본받아 하나님 앞에 다시 무릎 꿇으며 새 힘을 얻을 용기를 준다.


6. 이 책으로 독서모임 했다. 성도 된 청년들이 신학적으로 해석하기 너무 어렵거나 그렇다고 지나치게 세속적이어서 신앙적으로 나누기가 불편하거나 하지 않았다. 이해와 적용을 하기엔 적절한 난이도다. 실제로 다들 만족해하는 걸 보니 청년들에게 적지 않은 영감을 준 것 같다. 초대교회에서는 서신을 보낼 때 항상 편지에 D.V. 를 기록했다고 한다. ‘Deo Volente’의 약어로 ‘하나님의 뜻’을 가리킨다. 코로나 19 시대에 우리의 또 한국 교회의 D.V. 는 어디에 있을까? 세상 속에서 그들에게 신뢰와 평안을 주는 D.V. 의 삶을 살고 있는지 자문해본다. “아멘”은 넘치지만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행함이 현저한 스스로의 삶을 돌이키면서, 다시 한번 영적 도약을 꿈꾸려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크리스천 독서모임 中, '아멘, 다음이 중요하다'


* 밑줄 그은 문장들


“히브리어로 광야를 ‘미드바르’라고 하는데, 말씀은 ‘다바르’라고 한다. 즉 광야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곳이라는 의미다. … 지성소를 히브리어로 ‘드바르’라고 하는데, 이 또한 말씀을 뜻하는 ‘가바르’와 같은 어근에 있다. 광야와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 말씀이 주도하는 삶 p.18-19>

“선진 축구일수록 공간 만들기가 탁월하다. 우리의 인생 관리도 그럴 것이다. 비어 있으므로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을 군데군데 확보해나가야 한다. 뜻하지 않은 충격과 아픔도 흡수할 수 있는 공간, 내 이웃의 아픔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공간들 말이다.” <3. 평강이 다스리는 마음 p.66>

“상황이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게 아니라, 이미 우리 속에 있는 분노를 그 상황이 건드려 폭발시킬 뿐이다. … 마귀는 작은 문제를 크게 부풀려서 우리의 두려움을 확대시킨다. 두려움이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침몰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삶의 기쁨을 앗아가 버린다.” <3. 평강이 다스리는 마음 p.70, 76>

“외로울 때 가장 쉽게 오는 유혹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외로움을 이기는 첫 번째 길은 아무것도 안 하려는 유혹을 이기는 일이다. … 하나님은 우리 삶의 숨겨진 보석을 끌어내기 위해 우리에게 외로운 시간들을 허락하실 때가 있다.” <6. 외로움 이겨내기 p.1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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