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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가?"

'예수님의 진심'

by 시크seek

[M_Book #9] '예수님의 진심' by 스카이 제서니


#1 한국 교회가 흔들리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야 코로나 19로 인한 신앙생활의 격변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본질이 아님을 다들 느끼고 있을 것이다. 여러 분석 요인들이 있지만 결국은 교회가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소망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영적 감격과 기쁨이 채워지지 않는 교회에 더 이상 나갈 명분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이미 코로나 19 이전에도 신앙은 있되 교회를 이탈하는 ‘가나안 성도’가 늘어난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2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혹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소망을 왜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가?” 답은 너무나 자명하다. 성경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해석하더라도 그렇게 살지 않는 그리스도인에게서 선한 매력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흥미롭다. 산상수훈에 대한 해묵은 해석을 넘어 신선한 관점을 던진다. 말씀에 대한 표면적인 이해로는 그 적용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책 제목에서와 같이 그 말씀의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 <예수님의 진심>을 만나야 한다.


#3 산상수훈은 예수님께서 힘을 가진 로마인이나, 지혜로운 아테네인, 예루살렘의 종교 학자들이 아닌 갈릴리의 하층민들에게 전하신 말씀이다. 주님은 그들에게 복을 받기 위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복을 받는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셨다. 모든 이들에 대한 하나님의 크신 자비하심과 긍휼하심을 선포하신 것이다. “산상수훈의 도입부는 해야 할 일의 목록이 아니라 좋은 소식들의 목록이다. 예수님은 그분의 나라가 옴으로써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 관해 기술하셨다.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규정하신 것이 아니다.”(p.23)


#4 보통은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란 구절에서 이를 두고 마땅히 ‘애통해야 하는 당위성’에 포커스를 둔다. ‘그래야 복이 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저자는 ‘애통하는 자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모두가 인지하고 있지만 굳이 겉으로 꺼내기는 부담스러운 민감한 질문을 던진다. “애통하는 자는 슬픔을 겪는 사람뿐 아니라 그의 곁에서 고통을 함께 나누며 울어 주는 사람도 포함된다. … 지금 우리 공동체에서는 이런 경험을 위한 틈이 어디에 있는가?”(p.33) 이러한 질문 앞에 말씀을 깊이 묵상할 때 교회는 ‘사역’에 힘을 쏟느라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고, ‘한 영혼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정성’으로 함께 하나님 나라의 기쁨을 누릴 것이라 믿는다.


#5 책은 또한 그리스도인들의 편향적 착각을 꼬집는다. 이를 테면 참된 크리스천으로 보이기 위해 전혀 박해가 아닌 것을 박해라고 주장하거나 문화적, 정치적 힘을 얻고자 희생자나 순교자를 자처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오직 말씀에만 권위에 두셨다. 세상 속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영위하고,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어떤 제스처나 선동도 취하지 않으셨다. 그리스도의 제자를 자처하는 교회의 이율배반적 태도는 바로 이 지점이다. 가난과 소외와 부조리가 만연한 실제적 고난의 현장에는 침묵한다. 동시에 돈과 권력 그리고 명예가 있는 자리는 은혜와 축복으로 포장해 그것을 취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십자가의 피 묻은 복음을 세상 사람들이 도무지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되레 기득권이 사라지려고 하면 온갖 고난과 핍박 코스프레를 통해 복음을 전해야 할 대상에게 감동을 주기는커녕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산상수훈은 정확히 그 반대의 지점을 살아가며 복을 누리는 자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6 책은 영적 메마름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때, 예수님 메시지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산상수훈을 길어 올려 맑고 시원한 은혜의 감동을 건넨다. “천국은 미래가 아닌 현재의 현실이며, 우리 삶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임재야말로 최고의 보물이다”(p.154)라는 저자의 관점이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지혜이자 마음이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재고해 보게 되는 “교회란 무엇인가”, “진짜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란 질문 앞에 예수님의 진심을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산상수훈을 통해 주님은 우리의 사역이 아닌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과 기도를 원하신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새롭고, 힘찬 소망이 샘솟을 것을 말씀하신다. 물론 그 소망이 빛나는 곳에는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 갈급한 심령들이 모여들 것이다. 예수님의 진심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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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그은 문장들


“시편에는 기쁨의 노래도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탄식과 불평과 정의를 외치는 울부짖음이 훨씬 더 많다. … 예수님은 우리가 애통할 때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며, 망가진 이 세상을 애통해야 한다고 다시금 일깨워 주신다. 다만 크리스천은 소망 없는 상태로 애통하지 않는다.”(p.33)

“예수님은 단순히 선한 행동을 원하시지 않는다. 예수님은 우리가 근본적으로 선한 사람이기를 원하신다.”(p.94)

“하나님의 좋은 명령에서 부정적인 적용을 추론하는 인간 성향은 지금도 여전하다. 가서 제자로 삼으라는 좋은 명령이 다른 중요한 사명들을 뒷전으로 미루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 크리스천들의 문제점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명령에서 제멋대로 추론한 가정들을 고수할 때가 너무도 많다.”(p.109)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를 주목하고 좋아해 주기를 원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에서 우리 삶을 보며 “너는 대단해, 너의 삶은 중요해”라고 말해 줄 사람을 찾고 있다.”(p.122)

“어떤 이들은 너무 하늘만 생각해서 이 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올리버 웬델 홈스”

“하나님의 생각보다 사람들의 생각을 더 신경 쓰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모든 면이 변질될 수 있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에서 성장하는 데 실로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p.148)

“우리는 생각하는 존재라기보다는 사랑하는 존재다. 우리의 삶은 무엇을 사랑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제임스 K. A. 스미스 <습관이 영성이다>”(p.157)

“사랑과 비판을 동시에 할 수는 없다. 자신에게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남들을 이용하면서 남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그레고리 보이드”(p.184)

“이 길이 꼭 예수님이 명령한 길이어서 억지로 가면 이 길을 걷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앞서 걸으시는 예수 그리스도만 보면서 한 걸음씩 따라가면 이 길에서 보호를 받을 것이다. - 디트리히 본회퍼”(p.222)

“산상수훈의 배경으로 볼 때 예수님이 원하시는 ”열매“는 성과가 아니라 인격의 측면이 분명하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계속해서 분노, 사랑, 정욕, 후함, 위선, 정직, 근심, 평강 같은 내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신다.”(p.225)

“성경에서 신경 쓰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니라 이해되는 부분이다. - 마크 트웨인”(p.235)

“크리스천 삶을 유지하려면 종의 구역으로 내려가야 한다. …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순종의 기초를 쌓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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