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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크seek May 15. 2021

"무엇이 당신을 3시간만 자게 만드나요?"

'문해력 공부'

무엇이 당신을 3시간만 자게 만드나요?

    [M_Book #24] '문해력 공부'


  #1 성경 복음서에는 혈루증이나 중풍병 등 여러 병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과 그들 주변인들은 한결 같이 필사적이다. 기적을 바라며 예수님에게 병을 낫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주님은 공생애 기간 동안 자비와 긍휼이 아닌 적이 없으셨다. 신음하고 있는 이들의 손을 잡고, 애통해하는 이들과 함께 우셨다. 그런데 무슨 영문인지 병을 치료할 때 “병이 나았다”고 하지 않고,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네 죄 사함을 받았다”라고 말씀하신다. 어찌된 일일까?*      


  #2 물론 진리를 깨닫게 하신 이는 성령님이다. 또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마음이 지혜임을 솔로몬을 통해 알고 있다. 다만 단순한 요소로 보자면, 성경 읽기의 의미와 재미는 문해력에 기인한다. 시대 배경과 (원문이 주는)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고, 상황을 입체적으로 볼 때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그럴 때 말씀이신 하나님을 통해 오늘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사명을 감당할 용기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부르심과 하나님의 사랑의 본질을 잃지 않는 예수님의 태도에 경탄하게 되는 것이다.      


  #3 본론으로 들어가서 <문해력 공부>, 부제는 ‘혼란한 세상에 맞설 내공’이다. 저자 말대로 이 책을 읽으면 혼란한 세상에 맞설 내공이 길러질까? 언제나 그렇듯 답은 독자 스스로의 추동력에 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사회 전방위적으로 일어나는 첨예한 갈등이나 혼란 역시 문해력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사실을 앞에 두고도 적극적 왜곡과 날조, 호도가 판을 친다. 개인들로서는 오염된 정보들의 홍수 속에 휘둘리지 않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이런 면에서 편향적, 관음적 사고를 부채질하는 저질 사이버 렉카들보다 유튜브 ‘사망여우’ 같은 제대로 된 해석을 내려주는 정보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4 책의 범주를 인문학으로 봐야 할지 인문학의 포장을 두른 자기계발서로 봐야 할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문해력이라는 키워드로 삶을 재해석하고, 곰곰 반추하게 하는 저자의 내공이 상당하다. ‘한 권의 책이 우리 삶을 구할 수 있다면’이라는 저자의 화두에 크리스천들은 조건 반사적으로 성경을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의도는 단순한 책의 컨텐츠가 아닌 그 책을 읽고, 해석하며, 적용하는 우리의 태도가 삶을 자유하게 함을 역설한다. 성경을 백날 묵상하고 깨달아도 그 말씀에 순종하며 따르지 않으면 무익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5 “무엇이 당신을 3시간만 자게 만드나요?”     


  상황을 반전시키는 이 질문 하나에 책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또한 몇몇 문장들은 느슨해진 삶의 태도를 곧추세워준다. 다만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좋은 책을 읽는 게 중요하고, 좋은 책을 선택하는 것보다 제대로 읽는 게 중요하다”는 자기 확신으로 1년에 1권만 읽기를 실천 중인 저자의 루틴을 일반 독자들이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역으로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좋은 책을 분별해야 하고, 그 정도 내공을 쌓기까지 많은 책을 읽어보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 작가의 맥락이 읽히면서도 한편으론 절대화된 수치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6 책은 비교적 쉽게 읽힌다. 주장하는 바에 따른 적절한 예화들을 곁들였고, 생각해볼 만한 지점들이 적지 않다. 코칭하는 방법론을 똑같이 따라할 필요가 있는지는 차치하고, 문해력 향상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삶에 관한 일관된 동기부여를 주고 있으니 좋은 책의 요건들을 제법 갖추고 있다. 그러니 특정 챕터의 내용을 분석하고, 비평하기보다 먼저 전체적인 일독을 권한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글쓰기 특강이나 책읽기 모임이 많아지는 추세다. <문해력 공부>는 독서와 글쓰기를 기반으로 자기 성장을 고민 중인 이들에게는 좋은 교보재가 될 만하다.      


  #7 끝으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왠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구절이 떠오른다. 여호와를 아는 지혜로 진리를 알아가기를, 또 행하기를 힘쓰는 하루를 그려보며 말이다. 어찌 보면 신앙 성장은 성경을 대하는 문해력에 달려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 이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는 이찬수 목사님의 설교 한 편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hVVHVljRz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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