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퀸스대 연구진’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6천 번 생각’하고, ‘구글’은 ‘인간이 하루에 처리하는 의사결정의 수가 약 70번’,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인간은 하루에 150가지 선택을 내린다’고 한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엄청난 횟수의 사고를 거쳐, 어느 정도의 경험적 통계를 만들어 낸 뒤 각자가 생각하는 최적의 것(설령 최악의 결과를 도출하더라도)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이 쌓여 한 사람의 인생을, 세계의 문화를, 인류의 문명을 만들어 간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하는 사실이 사실로서 충실할거란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본능에 의거한 직관적 판단일까 혹은 사실을 건조하게 기록한 데이터일까? 지금 당신이 선택한 사실은, 정말 사실일까?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그것을 보증할 것인가?
찬찬히 살펴볼 계획이지만(이미 읽었지만 서평을 위해 한 번 더 읽어야겠다) 책은 표지에 언급되었듯 전반적으로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기조를 삼고 있다. 이제는 고인(故人)이 된 통계학자이자 의사인 한스 로슬링은 신뢰할만한 여러 통계를 제시하며 팩트에 근거한 사고법을 통해 그의 주장이 사실임을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본능’과 ‘과도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책에서 말하는 10가지 본능의 이유*로 ‘세상을 오해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 편에 기술하겠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괜찮다’는 저자의 주장은 사실일까? 현대를 혼돈스러운 세상으로 여기는 인간의 본능은 과연 잘못된 것일까? 호기심에 찾아봤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한 나라인 미국에서의 자살률은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또한 복지국가의 대명사인 스웨덴에서의 성범죄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전 세계 피난민의 숫자 역시 해가 지날수록 많아지는 추세다. 지구온난화의 현상으로 해석되는 남극의 빙하 면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는 “앞으로 50년 후, 전 세계 35억 명이 사하라 사막의 더위 가운데 살 것”이라는 연구 논문이 공개됐다. 이러한 자료들만 놓고 보면 직관적으로 정말로 세상이 좋아지고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의구심을 가질 만하다.
또 하나, 한스 로슬링 그리고 여러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통계는 그 자체로 충분히 믿을만한 것일까? 이를테면, 객관적인 지표를 얻기 위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정밀한 통제변인이 가능했을까? 또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에서 결괏값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중요한 변수를 혹 빠트렸는지, 표본 크기와 비율이 달랐을 때 가중치를 정확하게 주었는지에 관한 ‘심슨의 역설’ 발생 가능성을 주도면밀하게 살폈을까? 상관관계와 인과관계가 제대로 해석되고, 적용되었는지에 대한 논리성, 합리성이 충분히 담보되었을까?(물론 통계에 관해 문외한이라 이런 의문은 한낱 나의 치기 어린 무지함일 수 있다.) 정리하자면 한스 로슬링이 주장하는 ‘사실에 근거한 10가지 경험 법칙’이 그 자신의 연구에도 적확하게 적용되었을까?
한스 로슬링은 책에서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사실을 오해하게 하는 '10가지 본능(간극 본능, 부정 본능, 직선 본능, 공포 본능, 크기 본능, 일반화 본능, 운명 본능, 단일 관점 본능, 비난 본능, 다급함 본능)'을 다루며 마지막에 '사실충실성 실천하기(Factfulness in Practice)'를 제안한다. 분명 저자가 주장하는 10가지 본능에 관한 내용이 흥미롭다. 이제 한 장 한 장 다시 살펴보며 어떤 논지를 펼쳐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사회과학 분야가 어렵게 느껴지기에 연구 자료를 비평할 능력은 현저하지만 내 의견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의제를 기독교 영역으로 확장시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책, 다시 읽기 시작한다.
한스 로슬링이 주장하는 '사실 충실성'에 근거한 10가지 경험 법칙. 이번 편은 인트로니, 다음 편에 다루겠다.
p.s. 1 - 기존 지식 질서에 반란을 꾀하는 건 언제나 흥미로운 법이다. 이 책을 접했을 때 그 느낌이었다. 함께 독서모임에 참여한 대학생 멤버가 추천한 이 책, <팩트풀니스(factfulness)>, 체크해 보니 이미 TvN의 <책 읽어 드립니다>와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소개되었다. 미디어를 타고 한 차례 화제가 된 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책의 페이지를 넘겼고, 꽤 다채로운 서평을 남겼다. 그러니 이제 와 다시 뜨거운 공론을 위해 군불을 때자니 다소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다만 혹 차후 독서모임에서 다루게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록 정리용으로 남겨두려 한다.
p.s. 2 - 사실 두 번째 통계의 정확성에 관한 의문들에 대해선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있나 싶다. 한스 로슬링이라면 그가 평생 학자로서 전문적 연구를 거듭하며 내린 결론과 그 주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조사했을 학계에 대한 신뢰, 그리고 그렇게 그가 획득한 사회적 지위만으로도 권위에의 오류가 타당하게 느껴질 법하니 말이다. 표지를 열자마자 보이는 소득과 수명의 상관관계 ‘갭마인더(Gapminder)’와 그의 약력으로부터 이미 책 자체가 ‘사실충실성’으로 충만한 느낌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더구나 앞에서 제시한(밑에 도표로 첨부한) 통계 자료들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다”라는 저자의 주장에 반박 근거로 사용하기엔 당연히 빈약하기 짝이 없다. 책에는 저자의 주장에 힘을 실을만한 더 많은 관련 근거가 제시되고, 해석되고 있다.
차례대로 스웨덴 (성)범죄 증가율 추이 변화, 전 세계 피난민 숫자 추이 변화, 미국 자살률 추이 변화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