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아빠가 쓰러지시고, 의사 선생님께 “가족분들께 연락하시고,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는 이야기를 듣었던 밤,
나의 세상은 무너졌다.
모든 게 만족스럽던 내 삶이 무너져 내렸다.
불행했고 또 불행했다.
그때 알았다.
평온하고 안정적인 내 삶은, 나 혼자 만들어 낸 게 아님을.
부모님으로부터 맑고 예쁜 세상을 선물 받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무탈했기에 안정적일 수 있었음을.
맑고 예쁜 세상을 선물 받았다면 선물한 이의 아픔 또한 내 것이 되더라.
조금만 덜 사랑받았다면 이렇게까지 아프진 않았을까.
사랑받은 만큼 아픈 걸 보니, 제아무리 운 좋은 사람일지라도 항상 행복할 수만은 없는 게 인생인가 보다 싶었다.
그렇다면, 인생 참 쓸데없이 공평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