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41]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가기

by 허솔레미욤

1. 국토대장정 (2008)

2. 제주도 하이킹 (2009)

3. 마라톤 완주(2008,2009)

4. 한강 다리 라이딩 (2009)

5. 100개의 산 등반

- 한라산 (2009,2011)

- 백두산 (2012)

6. 1년에 100권 돌파 (2009)

7. 특전사 체험 (2009)

8. 스킨스쿠버 다이빙 & 자격증 (2010)

9. 이탈리아 건축탐방 (2012)

10. 헌혈 금장 (50/50) (2021)

11. 미국 센트럴파크(2017)

12. 인도 배낭여행

13. 태국 카오산로드(2014)

14. 크리스마스 봉사활동 (2009)

15. 해외 봉사활동 (2011)

16. 기차 전국 여행(2010,2012)

17. 대학생 기자단 (2010,2011)

18. 이집트 피라미드

19. 진심 어린 카운슬링(ing)

20. 전국 무전여행

21. 백두대간 종주

22. 허솔티 만들기(2010)

23. 독도 탐방 (2013 바로 앞까지 갔으나 파도 때문에ㅠㅠ)

24. 제주도 올레길 탐방(2011)

25. 프랑스 에펠탑 보기 (2012)

26. 스페인 가우디 건축 탐방 (2012)

27. 1004 역사서 편찬 달력으로 대체 (2013)

28. 산에서 농사지으며 자급자족 생활

29. 외국에서 한복 입기 (2019)

30. 울릉도 탐방 (2013)

31. 스마트폰 유저(2011)

32. 소규모 허솔 복지 재단 설립 ->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기

33. 전국 자동차 여행 (2020)

34. 제주도 자동차 여행(2015)

35. 20대에 10개국 여행하기(2015)

- 태국, 중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바티칸시국, 체코, 독일, 대만, 터키 + 벨기에, 네덜란드, 일본, 스위스, 베트남, 미국, 캄보디아, 몽골, 영국

36. '젊다는 것만으로도 넌 충분히 아름답다' 출판

37. 34세에 5개국어 구사(좀 오버인 듯^^;;)

38. 프랑스 여행 한 번 더(2015)

39. 서른 전에 남미 배낭여행

40. <프랑스에 취하다> 출판 <청춘 여행스케치> 출판 (2018)

41. 캄보디아 천년의 역사 앙코르와트(2018)

42. 대만 맛 집 탐방(2014)

43.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2020)

44. 집안에 1평짜리 커피숍 설계.

45. 부모님과 함께 해외여행(2019)

46. 나만의 뮤직비디오 만들기

47. 호주에서 스킨스쿠버 다이빙

48. 영어로 외국인을 인터뷰하기

49. 몽골의 대자연과 만나기 (2018)

50.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기

51. 터키에 하늘을 날아보기(2015)

52. 없는 재능이라도 만들어서 재능 기부

53. 직장인의 10개국 배낭여행(2017)

- 대만, 태국, 터키,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일본, 중국, 스위스, 베트남 + 미국, 캄보디아, 몽골, 영국

54. 한 손으로 운전하는 베스트 드라이버

55. 9첩 반상 요리왕.

56. 내가 찍은 사진으로 엽서 만들기(2016)

57. 아이유 단독 콘서트 가기(2015)

58. 아빠가 김연아를 만날 수 있게 해주기

59. 아빠의 꿈 귀농, 엄마의 꿈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이룰 수 있게 돕기

60. 한국사, 한국어, 한자 3단 콤보

61. 스위스에서 패러글라이딩(2016)

62. 독립(2017)

63. 친근한 상담사

64. 진심을 담은 강연가

65. 인세로 오빠와 새언니에게 해외여행을 선물하기(2018)

66. 노희경 작가 만나서, 노희경 작가 책에 싸인받기

67.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 보기

68. 아프리카 대자연에서 수많은 동물과 만나기

69. 1년동안 안식년 갖기


무탈했던 30년 인생에 위기라면 위기였던 2018년 3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찾아온 거대한 사건을 해결하고자 평일 주말 밤낮 할 것 없이 일했고, 집에 와서는 온갖 잡생각에 잠을 설치는 피곤한 나날을 보냈다.
사라졌던 기억을 하나하나 꺼내어 맞추느라 매일매일 신경을 곤두세웠고, 온갖 나쁜 생각으로 미래를 상상하느라 정신적으로도 피곤한 나날이었다.

일요일 퇴근길.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 몹시 두려웠고, 견딜 수 없는 공포감과 두려움에 차오른 눈물을 소매로 훔치고는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눈앞에 서 있는 엄마를 보자마자 와락 안겨 왈칵 눈물을 쏟아 냈다.
피곤함과 서러움 그리고 공포감이 서린 눈물을 쏟아내는 나를 보며 엄마도 말없이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집에 가서 소파에 누워있는 아빠를 보고는 다시 와락 안겨 울고 말았다.


슬픔에 가득 찬 눈으로 눈물을 머금고 웃으며 물었다.

“그래도 나 사랑해 줄 거지?”

당연하다는 아빠의 대답에 미소를 지으며, 다행이라 뱉었다.

지금도 질문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있는 힘껏 숨을 들이켜야만 숨이 쉬어진다.


일련의 사건들은 '그래도 내가 좋은 선배들을 많이 만났었구나'라고 깨달은 시기기도 했다.
사건이 터지자마자 회사를 그만두었던 선배들 모두 내게 연락을 취해왔고, 첫 문자가 "솔아 침착하게 대처해. 정확하지 않은 사실은 전달하지 말고"였다.
그리고는 "솔아. 걱정하지 마. 너 좀 너를 과대평가하는 것 같은데, 너 그 정도 위치 아니야."라며 나를 위로했다. 하지만 나는 "과장님 저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 나요. 그래서 너무 무서워요"라는 말만 귀신처럼 되풀이했다.
결과가 나온 후에도 "거봐 솔아 네 잘못 아니잖아.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너 그 정도 위치 아니야"라며 나를 놀렸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만두신 후 처음으로 후배한테 전화해서는 "솔이 지금 힘드니까 네가 많이 좀 도와줘라"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몹시 피곤한 나날을 보낸 후, 대부분의 주말은 약속을 잡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친구들을 만나도 아무 걱정 없이 신나게 떠들며 놀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왜 피곤한지 모른 채 나 홀로 캄보디아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캄보디아 여행에서 생각들을 정리하며 그동안 왜 피로가 풀리지 않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인 줄 알았다. 그래서 온종일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움직이지도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도 않았다.
나의 24시간 안에는 걱정 근심에 관하여 자문자답할 시간은 없었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없었다.
그렇게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은 모두 뒤엉켜 똬리를 틀고 있었고, 나는 그 생각의 똬리를 풀어줄 생각은 하지 않은 채 계속 무언가를 쑤셔 넣고 있었다.

정신적 피로를 푸는 방법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걱정 근심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걱정 근심을 정리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마냥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현재의 상황과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왜 나한테 이 일이 일어난 것일까? 솔직히 내 잘못 만은 아니잖아. 다들 그렇게 하고 있었잖아. 원래 그랬잖아. 왜 갑자기 이래? 다들 하나씩 잘못은 있잖아'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답도 없고 끝도 없이 불행했다. 그러다 너무 남 핑계를 대려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나니 한결 편안해졌다.

내 생각의 똬리를 정리할 수 있게 해준 캄보디아 여행이었기에 참 고맙고 소중하다.


앙코르와트란?

앙코르톰의 남쪽 약 1.5km에 있으며, 12세기 초에 건립되었다.

앙코르는 왕도(王都)를 뜻하고 와트는 사원을 뜻한다.


당시 크메르족은 왕과 유명한 왕족이 죽으면 그가 믿던 신(神)과 합일(合一) 한다는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왕은 자기와 합일하게 될 신의 사원을 건립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 유적은 앙코르왕조의 전성기를 이룬 수리아바르만 2세가 바라문교(婆羅門敎) 주신(主神)의 하나인 비슈누와 합일하기 위하여 건립한 바라문교 사원이다. 그러나 후세에 이르러 불교도가 바라문교의 신상(神像)을 파괴하고 불상을 모시게 됨에 따라 불교사원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건물·장식·부조(浮彫) 등 모든 면에서 바라문교 사원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


캄보디아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1000년의 역사 앙코르와트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세계 문화유산 앙코르와트가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그리고 느낀 점은 시엠립에 가야 할 이유는 앙코르와트 이외에도 많다는 사실이다.


한때는 번성했던 사원이었지만 한때는 버려졌던 폐가.
한때는 어린이들의 놀이터였지만 이제는 세계 문화유산이 된 앙코르와트.
1000년의 세월이 흐르며 격변했고, 세밀하던 조각들은 희미해졌다.
앙코르와트의 조각들은 주춧돌부터 기둥까지 세밀하게 조각되어 있다.
그래서 후대를 위해 만질 수 없게 하기엔 어디에서부터 막아야 할지 막막할 것 같다.
훗날 사람들의 손에 의해 더 희미해지기 전에 다녀오라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그때 나 좀 데려가라 부탁하고 싶다.


캄보디아 시엠립을 여행해야 할 이유 충분한 이유 세 가지가 있다.


1. 자존감이 향상한다.
시엠립 사원을 들어갈 때마다 표 검사를 하는데, 만나는 검표원마다 "Korean? 예뻐요~"라고 말해주고, 과묵하기로 소문난 공항 직원들조차 "Korean? 예뻐요~"라고 말해준다.
평생 들을 '예쁘다'라는 말을 몰빵으로 들을 수 있는 곳이 시엠립니다.
그래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날이 온다면 나는 또 시엠레아프행 비행기 표를 살 것이다.


2. 가꿔지지 않은 대자연을 만날 수 있다.
시엠립 여행 전까지는 아무것도 없는 정글을 여행하는 이유를 공감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시엠립에서 가꿔지지 않은 대자연을 만난 후, 정글을 여행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다만, 지금의 시엠립도 머지않아 인간의 편의에 맞게 다듬어지고 또 다듬어질 것 같다.
그러므로 더 다듬어지기 꼭 다시 다녀오고 싶다.

3. 날것의 자연과 뒤엉킨 수많은 템플들을 통해 위대한 1000년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시엠립에는 앙코르와트 이외에도 수많은 템플들이 존재하고, 그 템플들의 신비로움은 앙코르와트 못지않다.
거대한 날것의 자연이 삼켜버린 템플들은 시엠립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위대한 광경인 듯싶다.


여행 내내 '지금의 대자연을 볼 수 있어 무척이나 행복하다'라는 말과 '덜 가꿔진 날것의 시엠립을 여행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물론 처음에 비해서는 무척이나 많이 가꿔지고 다듬어진 모습이겠지만, 그럼에도 내게는 아직 날것의 도시였던 시엠립 그리고 앙코르와트

그 모습을 지금 볼 수 있어서 매우 감사한 여행이었다. 그리고 훗날 사람들의 손에 의해 더 가꿔지고 닳고 희미해지기 전에 다녀오라 추천하고 싶다.


캄보디아 여행은 바닥까지 떨어졌던 자존감도 얻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날것의 대자연도 만나고, 앙코르와트 1000년의 역사도 만나고 똬리를 틀고 있던 생각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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