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은 10시부터 10시까지 일을 하고 집에 들어온다.
아가는 오후 8시 전에 잠을 자고 오전 5시~6시 30분에 일어나기 때문에 오전에 출근 전까지라도 아가와 놀아주지 않으면, 일하는 날은 아가와 보낼 시간이 없다.
이 말은 내가 24시간 케어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름하여 독박육아.
그래서 신랑한테 아침에 아가가 일어난 후의 한 타임은 오빠가 아가를 케어해 달라고 했다.
신랑은 알겠다고 했고 나름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너무 피곤해서 생각보다 쉽지 않은 듯 하다.
여섯시 반에서 일곱시에 일어나면 케어가 가능하지만, 그 전에 일어나면 너무 피곤해한다.
그도 그렇 것이 일도 하는에 아침에 아가도 케어하는 일은 몹시 피곤할 것이다. 다 아는데, 그건 엄마도 마찬가지다.
엄마도 새벽은 피곤하다. 엄마라고 안 피곤한 게 아니다.
아가가 많이 순하며 미칠듯 예쁘긴 하지만, 독박 육아는 정말 다른 문제다.
주말에 공동 육아를 하는 그것은 정말 너무 당연한 일이다.
평일 24시간 독박은 내 육체와 정신 건강에 너무나 치명적이다.
물론 지금은 신랑이 아침에 잠깐이라도 케어를 하고 있고, 주말에 주도적으로 육아를 하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만약 주 앙육자인 내가 독박 육아를 하게 된다면 억울하고 서러워서 우울증이 올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아가의 순함과는 정말 별개의 문제다.
육아에 대한 책임감과 노력은 공동의 몫인데, 부앙육자가 돈을 벌어 온다는 이유로 육아에 대한 책임감과 노력이 주양육자에게 과하게 가중 되는 것은 옳지 않다.
돈을 벌어오는 것이 부모로써 맡은바 할 일을 다하는 게 아니다.
내 생각에는 돈 벌어오는 게 제일 쉬운 일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게 회사 출근 vs 24시간 육아 중 하나를 택하란다면 나는 출근을 택할 것이다.
엄마인 내가 주양육자가 된 것은, 나의 확고한 의지가 아닌 사회적 통념상 엄마가 휴직을 하고 아가를 돌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기에 이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혹여 신랑이 휴직을 하고 아가를 본다 한다면 그리 하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 사회는 엄마가 휴직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사회이다. 어른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길게 쓰면서도 내 머리가 정리되지 않는다.
새벽에 아가를 케어하다가 아가를 내려놓는데, 무릎이 아프고 온 몸이 쑤셔서, 갑자기 현타와서 쓰는 일기다.
이제 아가 아침밥 준비하러 가야지.
무튼, 하루 한 타임 아빠가 보는 것을 고수해야겠다.
너무 피곤해 한다고 “내가 할게” 해버리면 안 되겠다.
나도 똑같이 피곤한데, 왜 엄마가 할 일인 것 처럼, 엄마는 피곤해도 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