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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솔레미욤 Jan 11. 2023

인생 221일 차

이제 밤에 깨어 노는 건 아무렇지 않아

이제 밤에 깨어 노는 건 일상이 되었다.

다만, 두 번은 아니고 한 번 정도.

오늘도 새벽 1시 20분쯤 깨어 뒤척이고 푸우를 물고 빨다가 2시가 다 되어서야 다시 잠들었다.

헌데 이젠 이 상황이 너무 익숙해서 “너무해” 따위의 말을 하진 않는다.

빨리 다시 자길 바라며 두 손 모으고 기도할 뿐


7개월이 원래 이런 건가 싶다.

밤잠 길이는 길게 변하지 않았으면서, 전보다 중간에 더 많이 더 자주 더 길게 깨고, 낮잠은 더 짧고 더 적어졌다.

이젠 낮잠과 낮잠 사이가 3시간은 기본이고, 어쩔 때는 4시간도 넘게 놀며 버틴다.

낮잠 횟수가 3~4회에서 2~3회 정도로 준 걸 보니, 아주 잘 크고 있구나 싶다. 기특하다.


먹기는 여전히 잘 먹어서 다음 주부터 이유식을 160씩

줄 생각이다.

밥 먹을 때 어찌나 행복해하던지, 주면서도 기분이 좋다.


지율이를 보고 있으면, 진심으로 너무너무 행복하다.

뱃속에 있을 때는, 분명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태어나서 며칠 되었을 때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 사랑이 너무너무 커지는 것이 느껴진다.

지율이를 낳기 전에도, 내가 사랑받으며 자란 건 알고 있었다. 헌데 지율이를 낳고 나니 그 사랑이 헤어릴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

제 아무리 자식이 부모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해도,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절대 자식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것이었다.

몰랐네, 내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고 컸는지.

황송하다. 엄마 아빠 땡큐.

다만, 지율이도 모르겠지. 엄마 아빠의 사랑이 이리도 거대하고 웅장한지를.


결혼을 하기 전, 아니 남친도 없던 나의 서른 살에는, 결혼은 언제 하냐는 질문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남친도 없고 결혼에 대한 확신도 없는데, 왜 자꾸 물어보냐며 이건 폭력이라 말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절대 타인에게 결혼을 하라는 둥 결혼 계획은 어떻게 되냐는 둥 아이를 낳으라는 둥 아이는 왜 안 낳느냐는 둥 오지랖 넓은 질문과 참견, 그리고 조언 따위는 하지 말아야지 다짐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결혼도 출산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다만 이것은 내 생각이고 내 입장일 뿐이므로, 상대방이 먼저 묻지 않는다면 절대로, 추천이나 질문 또는 조언은 하지 말아야지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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