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노루 삼성점
카페에 가면 주로 커피를 마셔서
녹차 메뉴에는 시선이 잘 가지 않는 편입니다.
어쩌다 커피가 부담스러운 날이면
대안으로 말차 라떼를 주문해요.
산노루 삼성점은 공간에 이끌려 방문했다가
제주 녹차 이야기가 궁금해진 곳이에요.
특히 말차와 호지차로 선보이는 메뉴가 다양한데,
선택지가 넓어지니 다른 메뉴를 시도할 수 있어
호감이었던 곳입니다.
산노루 삼성점은 청담역 3번 출구 근처
프레인빌라 1층에 위치해 있어요.
위치가 조금 독특하다는 인상을 주었는데요,
청담역 주택가 조용한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서
동네 주민이라면 한 번쯤 눈길이 갈 것 같아요.
건물 외벽은 스테인리스 소재로,
입구부터 통창 유리로 되어있어
차갑지만 깔끔한 첫인상이었어요.
카페 내부는 건물 두 개 층을 터놓은 것처럼
층고가 높습니다. 천장 조명이 일렬로 공간
전체를 비추는데, 주변 스테인리스 마감재에
반사되는 느낌이 좋았어요.
조명 빛도 지나치게 밝지 않고 따뜻했고요.
통창으로 둘러진 내부와 테이블과 의자는
채광 좋은 오피스 공간 같았습니다.
테이블은 소재가 궁금했는데, 폴리카보네이트
혹은 아크릴 같았어요. 반투명하고 매트한 질감이
편안하지만 특별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테이블 주변은 인테리어가 과하지 않고 벽 일부에
그림 액자를 걸어놓는 정도로 정제된 느낌이에요.
장식이 많았다면 집중하기도 힘들고
오히려 공간에 금방 질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카페 산노루의 대표 재질은 역시
스테인리스이지 않을까요?
차분한 느낌의 금속이 건물 외부에서
내부까지 비슷한 분위기로 이어지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아요.
그러나 모든 공간이 차갑지만은 않도록
모니터 옆 캔들 워머나 목재로 된
하부 수납장이 따뜻함을 더했어요.
워머는 향이 좋아서 찾아보니
섬세이 실버라이닝 워머 제품이었습니다.
카운터 옆 전시된 템플릿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공간의 정체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카페 산노루 삼성점은 제주에 이어
서울에 오픈한 지점이에요.
제주도의 소규모 다원과 산노루가 협업해서
한국의 질 좋은 녹차를 다양한 메뉴와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음료뿐만 아니라 디저트 메뉴 개발도
산노루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현무암 표면이 연상되는 케이크, 말차의 짙은 녹색을
보고 제주 녹차에 대한 이야기가 다양할 것 같았어요.
메뉴판을 보면 이곳에서 녹차 경험은
필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커피를 마셔도 좋지만, 말차와 호지차를 추천해요.
푸딩, 아포가토, 아인슈페너 등 선택지가 다양하거든요.
메뉴 이미지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말차 흑임자 라떼와
(시즌 메뉴인 듯합니다.)
호지차 라떼를 주문했어요. 말차 흑임자 라떼는
휘젓지 않고 크림부터 천천히 마시면 됩니다.
처음엔 흑임자의 고소함과 우유와 말차가 섞인 부드러움,
마지막엔 깊고 진한 말차의 맛이 느껴집니다.
단계적으로 말차가 우러나는 맛이라 그 자체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예요.
호지차 라떼는 디저트 메뉴인 호지차 버터바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호지차는 녹차를
고온에 볶은 차인데 약간의 볶은 향과 고소함이
진한 맛이에요.
호지차 버터바는 적당하게 부드럽고 단맛이 있어서
라떼 음료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차 도구도 다양한데 역시 산노루 이름이 붙은 다기들입니다.
차를 잘 모르는 저도 제품 아래 설명을 읽어가며
차를 마시는 과정을 상상해 봤어요.
끓인 물을 식히는 도자기,
식힌 물에 찻잎을 우리는 도자기,
잎차를 덜어내고 찻잎을 걸러내는 도구들.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 머신을 쓰는 것처럼
녹차를 더 깊게 좋아하게 되면
다기를 꺼내 쓰는 날이 올지 궁금해집니다.
카페 한쪽에서는 제주의 다양한 차 드립백과
컵, 미니 화분 같은 디자인 제품도 진열되어 있습니다.
다기 제품이 전통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캐주얼한 컵이나
드립백은 가볍게 사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카페에 책 한 권을 들고 갔는데
머무는 동안 거의 다 읽을 정도로
편안하게 집중했던 산노루 삼성점이었습니다.
의외의 장소에서 제주를 경험하고 싶을 때
이곳을 추천합니다.
운영 시간
월~일요일 10:30~19:00
18:40 라스트오더